트럼프가 받은 또다른 '선물'…美기업, 中시장 진입문턱 낮춘다

입력 2017-11-10 11:38  

트럼프가 받은 또다른 '선물'…美기업, 中시장 진입문턱 낮춘다

美 금융업·전기차 규제완화…中 "미국도 수출통제 완화하라"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미국에 2천535억 달러 규모의 경협 '선물'을 안긴 것과 동시에 미국 기업의 중국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절차에 착수했다.

중국 외교부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정상 사이에 수많은 중요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먼저 중국의 자체적인 개방 확대 일정표와 로드맵에 따라 은행, 증권펀드업, 보험업을 포함한 금융업 분야에서 시장진입 요건을 대폭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점진적으로 자동차 수입관세도 적당 수준으로 낮추는 한편 내년 6월까지 중국내 자유무역지대에서 신에너지 차량 등의 외국계 자본 지분 제한을 완화하는 시범사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중국 기업과의 합작사 없이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독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승인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셈이다.

합의안에는 수입 옥수수 주정박의 통관 과정에서 부가가치세 부과를 면제해주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미중 양국은 또 연내 해외 비정부기구(NGO) 통제 관리에 대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미국 등 외국기업들이 중국에 대해 시장진입 문턱을 낮추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던 내용의 일부분이다.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거액의 경협 보따리를 안기는 한편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질적 요구사항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개방의 폭과 속도를 미국의 태도에 따라 조절하겠다는 조건부 완화 입장을 피력했다.

외교부 보도자료는 "미국이 첨단 기술제품의 수출통제를 완화하고 세계무역기구(WTO) 15조 규정에 따라 중국에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하는 한편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금융기업이 미국에서 독립적으로 금융업 허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미국 정부가 반덤핑 관세 등 무역구제조치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도 전날 '미중 기업인 대화'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미국으로부터 에너지,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고 서비스 무역협력도 심화하길 바라지만 미국도 중국의 민용 기술제품 수출을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 기업의 적극적인 대미 투자를 장려하고 미국 기업과 금융기관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협력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도 했다.

정쩌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상품 수입을 늘리기를 바라지만 각자 외국자본에 대한 안보심의와 관련된 정책적 소통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중국과의 이 같은 대규모 경협 성사에도 아직 중국을 겨냥해 발의한 '통상법 301조 조사'의 뇌관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이 앞으로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안에 대해 감독당국의 독과점 심사 대상으로 삼아 미중 무역협상 카드로 내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만 중앙통신은 "미중 양국 사이에는 여전히 첨단기술 분야에서 은연중 대치하고 있는 모순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미중 무역에 진정한 시험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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