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야구 국가대표팀 선동열(54) 감독이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3·닛폰햄 파이터스)를 일컬어 "10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선 감독은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대표팀과 넥센 히어로즈의 연습경기에 앞서 일본 투수들의 기량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 피처들은 다 안정이 돼 있다"며 "기본적으로 시속 150㎞ 이상 던지면서 방어율이 1, 2점대"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가 맞붙은 2017 일본시리즈의 장면 장면을 떠올리며 재차 일본 투수들을 칭찬했다.
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개막전을 치른다.
일본 대표팀 투수 엔트리 12명 중에서 150㎞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9명에 이른다.
한국 타자들이 이들을 상대로 얼마나 점수를 뽑아낼 수 있을지 선 감독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오타니 얘기는 이렇게 일본 투수들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선 감독은 "우리 타자들이 오타니 공을 보면 칠 수 있겠느냐. 그런 피처를 본 적이 없으니 못 치지"라며 껄껄 웃었다.
키가 193㎝인 오타니는 시속 160㎞를 넘나드는 직구와 140㎞대 중반의 포크볼을 구사한다.
실제 한국 타자들은 2015년 국제 야구대회 '프리미어 12'에서 오타니한테 꼼짝도 못 했다.
그는 개막전과 준결승전 선발로 나섰다. 상대는 모두 한국이었다.
두 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한 오타니는 3안타만 내주고, 무실점했다. 삼진은 무려 21개를 잡았다.
'프리미어 12' 챔피언은 한국이었지만, 이 대회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오타니였다.
이번 APBC 대회에 오타니는 출전하지 않는다.
선 감독은 "오타니는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정말 좋은 선수"라며 "시속 160㎞를 쉽게 던지니까"라고 감탄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 모두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선 감독은 "난 투수 출신이기 때문에 오타니가 투수에 집중하는 게 맞는다고 보는데, 사실은 다 아깝다"며 "아마 야수 출신들은 공을 더 많이 쳐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타자로 3할 타율에 홈런 30개를 칠 수 있는데, 투수로 시속 160㎞ 이상의 공을 던지면서 두 자릿수 승수를 충분히 쌓을 수 있으니"라고 덧붙였다.
다만, 자신의 경험상 오타니가 투타 모두에 매진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발투수로 던지고 나면 실핏줄이 터져 있어서 얼음찜질로 (핏줄을) 수축시켜야 한다"며 "몸에 이렇게 무리가 가는 상황에서 다음 날, 다음다음 날 타자로 나서는 게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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