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高, 국정원과 무지 친해" vs 高 "왜 국정원만 철석같이 믿나"
高, 사퇴요구에 "의원님이 만든 법으로 임명됐다…그 법 깨고 나갈까요"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10일 국정감사에서는 KBS 고대영 사장이 국가정보원에 불리한 보도를 하지 않는 대가로 국정원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추궁이 쏟아졌고 고 사장은 의혹을 부인하며 철벽 방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고 사장에게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 정보관과의 관계를 추궁했다.
이에 고 사장은 "당시 아는 친구가 국정원 대변인이라 대변인과 밥을 먹는 데 배석한 적이 있고, 오다가다 인사드린다고 제 자리에 몇 번 온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200만 원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안 받았다"고 단언했고, '해당 국정원 정보관과의 대질로 확인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얼마든지 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고 사장이 개인 명의가 아닌 KBS 명의로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본인이 그런 의혹을 받는데 왜 KBS가 연대 책임을 져야 하느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고 사장은 "의원님은 어떻게 국정원 발표를 철석같이 믿느냐. 제 얘기는 왜 안 믿느냐. 제가 KBS 사장이다"고 반박했다.
신경민 의원은 고 사장의 국정원 관계자 금품수수 및 보도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 증인은 국정원과 무지하게 친하다"고 꼬집었다.
고용진 의원도 고 사장에게 "공공기관의 장이 국민 대다수와 구성원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그 결과에 대해 평가가 낮게 나왔다면 진퇴를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기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고 사장은 "그 지적대로라면 진퇴를 고려해야겠지만, 지금 파업 중에도 KBS의 80% 임직원은 방송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그 사람들이 다 사장이 나가기를 바란다면 방송이 완전히 올스톱이 됐을 것"이라고 맞섰다.
또 새민중정당 윤종오 의원이 대놓고 사퇴를 요구하자 고 사장은 "(저는) 의원님이 만든 법으로 임명된 사람"이라며 "그 법을 깨고 나갈까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KBS와 MBC가 홍역을 앓는 게 참담하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현재 진행 중인 KBS 파업의 적법성과 EBS 프로그램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파업의 합법성을 묻는 민경욱 의원의 질문에 고 사장은 "이 파업의 목적이나 주체 면에서 일부 불법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일단 합법이라는 가정 아래 노사 대응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200만 원 수수설이 왜 불거졌다고 생각하느냐'라는 민 의원의 질문엔 "국정원에서 왜 (그렇게 진술)했는지 알 도리가 없다"면서도 "다만 미뤄볼 때 국민이 판단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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