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건조하고 찬 공기에 건선 증상 악화
두드러기도 6주 이상 지속하면 만성 특발성 의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춥고 건조한 날씨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차갑고 메마른 공기에 피부가 수분을 빼앗기면서 각질이 일어나는 일이 잦고, 극심한 가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가려움은 건조한 날씨 탓이겠거니, 두드러기나 붉은 반점은 특정 음식물 탓이겠거니 싶어서 얕잡아 봤다가 병을 키울 우려도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겨울에는 이런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건선이나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CSU) 등 심각한 피부질환을 뒤늦게 발견하는 환자들이 흔하다.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난치성 피부질환이며,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에 피부의 보호 장벽이 무너져 악화하기 쉽다.
건선 환자 중에서는 울긋불긋한 발진이나 과다한 피부 각질, 가려움증을 겪으면서도 이를 단순한 피부건조증이나 두드러기 등으로 오인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중증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건선 환자 5명 중 1명은 발병 후 1년이 지나도록 병원을 찾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건선이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면역체계 이상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해 나타나는 질환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하며,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건선을 오래 앓으면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인 염증성 장질환, 관절염 등의 발병 위험에도 노출된다는 보고도 있다.
또 피부에 붉은 반점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두드러기가 6주 이상 지속한다면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인지 의심할만하다.
이 역시 건선과 마찬가지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피부 면역 질환이다.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피부 발진과 함께 혈관이 부어오르면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극심한 가려움증과 통증으로 수면장애 등을 초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얼굴 등 노출된 부위에서 두드러기 증상이 지속될 경우 대인기피, 심리적 위축 등 정신건강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건선 환자에게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가려움과 발진 등의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오래 계속되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영민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가려움이 심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두드러기가 6주 이상 지속한다면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를 의심해야 한다"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