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군제 하루 매출 28조원…예상 뛰어넘은 39% 폭증(종합2보)

입력 2017-11-12 09:13   수정 2017-11-12 14:05

中 광군제 하루 매출 28조원…예상 뛰어넘은 39% 폭증(종합2보)

中 폭발적 소비구매력 재확인…해외상품 순위서 한국 3위→5위

모바일 구매 비중 90%…이제는 주문물품 15억건 '택배전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중국의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할인 판매 행사에서 일일 판매액이 예상치를 훌쩍 넘은 28조원에 달했다.

알리바바는 광군제 행사가 진행된 11일 0시(현지시간)부터 24시간 동안 매출액이 1천682억 위안(28조3천78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천207억 위안보다 39.3%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 32%를 넘어서는 증가세이며 당초 예상치인 1천500억 위안도 훌쩍 뛰어넘은 결과다.

이로써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대와 고급제품 수요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중국 중산층 소비자의 현금 보유액은 4조6천억 달러(5천150조원)를 웃도는 것으로 평가된다.

매출은 행사 개시 11초만에 1억 위안(168억원), 28초만에 10억 위안(1천682억원), 3분1초만에 100억 위안(1조6천823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정확히 9시간만에 1천억 위안(16조8천23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광군제 당시 각각의 돌파시점 20초, 52초, 6분58초, 18시간55분과 비교해 절반 정도로 단축된 셈이다.

이에 따라 2012년 광군제 행사의 하루 매출(191억 위안)은 단 5분57초만에, 2013년 매출(362억 위안)은 16분10초만에, 2014년 매출(571억 위안)은 1시간49초만에, 2015년 매출(1천16억 위안)은 9시간15분만에 뛰어넘었다.

이어 지난해 광군제 하루 매출 1천207억 위안(20조6천723억원)을 13시간9분만에 돌파하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하루 전세계 225개 국가에서 지불 결제가 이뤄진 주문량은 14억8천만건이었고 배송 물량 8억1천200만건이 생겨났다. 배송량으로만 따지면 지난해 6억5천700만건보다 23.6% 늘어난 결과다.

초당 32만5천건의 최대 거래 주문이, 그리고 초당 25만6천건의 지불 결제가 이뤄졌다.




무엇보다 광군제의 폭발적 매출 증가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간편한 모바일 구매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행사에서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한 비율은 90%에 달했다. 모바일 상품 구매비율은 2013년 14.8%에서 2014년 42.6%, 2015년 68.7%, 2016년 82.0%로 꾸준히 높아지다가 처음으로 90%대를 기록한 것이다.

아울러 알리바바가 쇼핑의 글로벌화를 실행한 것도 예상 밖 매출증대에 한몫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체 14만개 브랜드 가운데 아디다스, P&G, 지멘스 등 6만개 이상의 해외 브랜드들이 참여했고, 중국의 100여개 브랜드들이 글로벌 판매를 진행했다.

이 같은 해외브랜드 참여는 2016년 1만1천여개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국 판매자와 브랜드들도 대거 참여해 '광군제 특수'의 가능성을 재차 타진했다.

총거래액 기준 대비 해외 수입상품 판매 순위에 한국이 일본, 미국, 호주, 독일에 이어 다섯번째 순위로 올라갔다. 지난해 일본, 미국에 이어 세번째 순위였던 것에서 두단계나 떨어진 것이기 하지만 한중관계의 현실에 비춰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한류 금지령도 유지되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한중관계의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군제 할인행사의 광고에 한류스타 전지현이 등장한 것도 한류 경제의 회복 조짐과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전지현은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의 광군제 판촉광고에 얼굴을 실었고 베이징 지하철에 한 화장품 광고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5대 해외 브랜드는 호주의 건강식품 스위스(Swisse), 독일 분유 압타밀(Aptamil), 일본 기저귀 카오(花王)메리즈(Merries), 일본 기저귀 무니(Moony), 호주 건강식품 바이오아일랜드(Bio Island) 순이었다. 개인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추세와 함께 한자녀 정책 폐지에 따른 유아시장 급성장 추이를 엿볼 수 있다.

해외 소비자들도 광군제 세일의 기회를 노렸다. 올해 광군제에 중국 상품을 가장 많이 구매한 해외 소비자는 러시아, 홍콩, 미국, 대만, 호주 순이었다. 알리바바가 앞서 지난 6월 1억명에 달하는 해외 거주 화교들을 겨냥해 런칭한 T몰 월드도 매출의 증대에 일익을 담당했다.

이날 해외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알리익스프레스가 미국 서부시간에 맞춰 오후 3시부터 할인행사를 개시하면서 매출이 다시 활기를 보이기도 했다.

광군제 판매에 나선 기업 가운데 1억 위안의 매출을 올린 곳은 167곳에 달했다. 애플, 메이디(美的), 샤오미(小米)의 단일 거래액이 20억 위안을 넘어서 가장 광군제 장사를 잘한 기업에 올랐고 6개 기업은 10억 위안, 17개 기업을 5억 위안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나이키도 행사 시작 1분도 안돼 1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나이키는 아디다스와 함께 1시간만에 지난해 광군제 전일 매출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이번 행사에 가상 의상·화장품 체험인 매직미러, 패션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도입했다. 광군제 행사에 앞서 2억5천만 위안 상당의 할인쿠폰성 훙바오(紅包·돈봉투)를 뿌리기도 했다.

크리스 퉁(董本洪) 알리바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자체 보유한 기술과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해 소비를 촉진시키려 했다면서 "올해 광군제는 엔터테인먼트와 소비문화의 일체화를 지향했다"고 전했다.

광군제 종료에 따라 중국에서는 쏟아진 주문 물품을 배송하기 위한 택배전쟁이 치러질 참이다. 중국 국가우정국은 알리바바와 징둥(京東)닷컴의 광군제 판촉활동에 따른 11∼16일간 택배 업무량이 15억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택배 계열사 차이냐오(菜鳥)는 중국 전역에 18만8천 곳의 택배망을 구성하고 300만명의 인력을 동원해 8억1천200만건의 주문 물품 배송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에는 주문 72시간내 배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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