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클라호마주 셰일 오일·가스 생산현장을 가다

입력 2017-11-12 12:00  

美 오클라호마주 셰일 오일·가스 생산현장을 가다

SK이노베이션 美 첫 직접생산, 그랜트·가필드광구

서울면적 30% 108개 유정에서 하루 2천700BOE 생산

언컨벤셔널 셰일분야 첫도전…"에너지 메이저 될 것"

SK E&S, 텍사스 셰일가스 전초기지…LNG밸류체인 완성




(오클라호마·텍사스州=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지난 8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Tulsa) 국제공항에서 서쪽 그랜트·가필드 카운티에 이르는 도로 주변은 끊임없는 기름밭, 유전(油田)의 연속이었다.

광활한 평야 곳곳에 모습을 드러낸 40m 높이의 시추기(oil rig)와 시추작업 완료 후 원유와 가스를 뽑아 올리는 '펌핑유닛(pumping unit)'이 이곳이 미국 최대 셰일 오일·가스 생산현장 가운데 한 곳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차량으로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그랜트·가필드 카운티는 SK이노베이션이 광구 운영권을 따내 처음으로 셰일 오일과 가스를 직접 생산해내는 특별한 의미가 담긴 곳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해외 자원 광구에서 셰일 오일·가스를 직접 생산하는 곳은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랜트·가필드 생산광구 운영을 맡은 현지법인 SK플리머스는 올해 새로 개발한 7개 유정을 포함해 현재 서울시 면적의 약 30%에 해당하는 광구 내에 108개 유정(油井)을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월 시추를 끝낸 '허버트5-3H' 유정에서는 전기 펌프를 활용한 'ESP'(Electrical Submersible Pumped) 시스템을 통해, 두 달 반전 시추를 마무리한 '케이2-8WH' 유정에서는 펌핑관(管) 내 베어링이 작동해 원유와 가스를 밀어 올리는 '펌핑유닛(Rod Pump)'을 이용한 생산이 한창이었다.

시추작업 완료 후 유정에서 하루 생산량이 원유 기준으로 200배럴이 넘으면 ESP를 이용하고, 압력이 낮아져 생산량이 그 밑으로 떨어지면 펌핑유닛을 이용한다.

108개 유정에서는 하루 1천100배럴의 원유와 960만 입방피트(SCF:열량 기준 6,000SCF=1배럴)의 천연가스 등 총 2천700 BOE(원유환산 배럴·원유와 가스를 포함한 양)의 원유·가스를 생산,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 개 유정에서 원유와 천연가스가 40%와 60%의 비율로 생산된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 2014년 6월 총 3천871억 원을 투자해 그랜트·가필드 카운티 생산광구 지분 75%와 인근 텍사스주 소재 크레인 카운티 생산광구 지분 50%를 확보했다.





◇美서 셰일 오일·가스 도전…"M&A 등 사업확장…글로벌 에너지 메이저가 꿈"

원유·천연가스 개발은 '전통적(컨벤셔널·conventional)' 생산과 '비전통적(언컨벤셔널·unconventional)' 생산으로 분류된다.

기존의 컨벤셔널 원유·가스 시추는 수직으로 시추해 바로 뽑아 올리는 방식이라면 언컨벤셔널 방식은 층이 다른 퇴적암(셰일)층에 존재하는 원유·가스를 수직-수평 시추에 이은 수압파쇄로 길을 내 채굴하는 방식이다.

수직으로 굴착하는 컨벤셔널은 시추에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성공하면 경제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언컨벤셔널은 원유·가스를 발견할 확률은 높지만, 경제성 확보가 관건이다.

언컨벤셔널은 유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진다. 업계에서는 현재 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는 돼야 언컨벤셔널에서 손익분기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랜트·가필드 광구에서 SK이노베이션의 원유·가스 생산은 첫 언컨벤셔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컨벤셔널에 더해 언컨벤셔널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본고장인 미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최태원 그룹 회장의 독려에 따라 2005년 루이지애나주 가스전 탐사 사업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시장에서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꿔왔다.

SK이노베이션은 그랜트·가필드 광구를 포함해 미국, 페루, 베트남, 리비아, 중국, 호주, 오만, 예멘, 카타르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13개 광구와 4개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그랜트·가필드 광구 운영을 맡은 SK플리머스의 시추 엔지니어 안형진 부장은 "언컨벤셔널 부문에서 미국땅에 첫 깃발을 꽂은 것"이라면서 "이를 발판으로 북미지역에서의 사업확장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언컨벤셔널 역량을 더욱 축적해 미국 내는 물론, 향후 중국 시장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컨벤셔널 사업에서 오는 리스크를 분산하겠다는 복안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에도 그랜트·가필드 광구에서 추가 유정 개발에 나서는 한편, 인근 광구의 추가 매입도 검토 중이다.






최동수 SK이노베이션 E&P 대표는 "기존 그랜트·가필드 광구에서의 추가 유정개발과 함께 SK플리머스를 기반으로 M&A(인수합병)를 하려고 협상을 몇 개 진행하고 있다. 다른 광구를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북미에서 언컨벤셔널의 탑 플레이어가 된 뒤 이를 바탕으로 중국 등 다른 지역에 선도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성장전략을 통해 에너지의 글로벌 메이저가 되겠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언컨벤셔널 시장 진출 시기에 대해 "경제성 확보가 관건인데 현재 인프라나 비용 측면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들어갈 시점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면서 "2021년 이후에나 중국 진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SK E&S, 美텍사스 프리포트에 미국산 셰일가스 전초기지 마련

SK그룹의 도시가스·발전분야 계열사인 SK E&S는 텍사스주 프리포트 지역에 미국산 셰일가스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프리포트LNG 측이 멕시코만이 바라다보이는 프리포트 지역에 총 3기의 액화 설비를 건설 중인 가운데 SK E&S가 3번기 액화 시설을 도시바와 반반씩 사용하기로 지난 2013년 프리포트LNG 측과 계약을 맺은 것이다.

SK E&S가 계약한 액화설비는 건설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2019년 하반기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며, 2019년부터 20년간 연 220만t의 LNG를 국내로 들여온다.







액화 설비는 영하 162도 초저온, 초고압 환경에서 기체상태인 천연가스를 액체로 바꾸는 설비다.

SK E&S는 2013년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콘티넨탈리소시즈사(社)의 우드포드(Woodford) 셰일 광구에 3억6천만 달러를 투자해 49.9%의 지분을 확보했다. 총 매장량 7천600만t 가운데 3천800만t이 SK E&S의 몫이다.

우드포드에서 생산된 셰일가스 가운데 일부가 프리포트 LNG 액화 설비를 통해 국내로 들어올 수도 있다.

다만 코스트를 따져 우드포드 셰일가스는 판매용으로 돌리고 프리포트 인근에서 천연가스를 사들여 LNG 액화 시설을 통해 액화한 뒤 국내로 들어오는 양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SK E&S는 프리포트에서 반출한 LNG를 현대중공업에 이미 발주한 2척의 자체 LNG선을 통해 국내에 들여온 뒤 자체 보유한 발전소 발전용 연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남 보령에 GS에너지와 50대 50 합작으로 저장탱크 3기를 갖춘 보령LNG터미널을 건설해 지난 1월 초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했다.

SK E&S는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으로 기존 중동, 동남아 지역에 편중된 국내 LNG 수입처의 다변화 가능성을 연 것은 물론 한국과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압력 대응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임시종 SK E&S 미주본부장은 "2019년 이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천연가스 개발 및 생산(업스트림)-액화 및 운송(미드스트림)-수요처 공급 및 사용(다운스트림)'으로 이어지는 LNG 밸류 체인 전 영역에 걸쳐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면서 "미국에서 사업개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메이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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