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 성명 내용인듯…크렘린 "그런 서한 알지못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달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했던 북한 대표단이 미국을 핵 공격하겠다는 위협이 담긴 서한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 IPU 총회에 온 북한 대표단이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을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전달했다"면서 "이 서한에는 북한이 미국에 핵 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 서한이 미국 측에 전달됐으며 이후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 러시아 IPU 총회에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대표로 보낸 바 있다.
당시 안 부의장은 마트비옌코 의장과의 회담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서한을 건넸으며, 마트비옌코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이 서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월 유엔 총회 연설에 관한 김 위원장의 반응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안 부의장은 한글로 된 김 위원장의 성명 전문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9월 중순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완전 파괴'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군사옵션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한 북한 대표단 서한은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에게 건넨 김 위원장의 성명을 언급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을 수행해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러한 서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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