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의 굴욕…'3초백' 이미지 추락에 백화점 매출 뒷걸음

입력 2017-11-13 06:01  

루이뷔통의 굴욕…'3초백' 이미지 추락에 백화점 매출 뒷걸음

"너무 흔해 명품 매력 상실"…에르메스·샤넬 매출은 증가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한때 국내에서 가방이 워낙 많이 팔려 '3초백'이란 별명을 갖고 있던 프랑스 고가 브랜드 루이뷔통의 인기가 최근 시들해지면서 성장률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10월 A백화점에서 루이뷔통의 전년 대비 신장률은 -5.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루이뷔통과 함께 이른바 '3대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샤넬과 에르메스의 전년 대비 신장률이 각각 11.2%, 16.5%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B백화점에서도 1∼10월 루이뷔통의 전년 대비 신장률은 -2.1%를 기록했지만 샤넬과 에르메스의 신장률은 각각 13.7%, 17.1%를 나타냈다.

6∼7년 전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던 루이뷔통이었으나 최근 인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비상장 유한회사인 루이뷔통코리아는 주식회사와 달리 매출이나 순이익 등 주요 재무정보를 공시할 의무가 없어 정확한 실적은 베일에 가려있다.

이는 샤넬코리아나 에르메스코리아도 마찬가지다.

특히 루이뷔통코리아의 경우 애초 국내 시장에 진출할 당시에는 주식회사 형태였으나 과도한 배당성향에 비해 턱없이 낮은 한국 사회 공헌도가 사회적 논란이 되자 2012년 기부금 등의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없는 유한회사로 법인형태를 바꿨다.

그러나 최근 국회에서 유한회사도 주식회사와 마찬가지로 외부감사를 받고 매출과 배당률, 기부금 등 각종 재무정보를 공시하도록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민감한 내부정보가 공개될 위기에 처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인기 제품이 워낙 많이 팔려 길거리에서 3초만에 눈에 띈다고 '3초백'으로 불렸던 루이뷔통이었으나 이제는 너무 흔해지면서 희소성과 차별성이 생명인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됐다고 분석했다.

A백화점 관계자는 "루이뷔통이 '3초백'이라 불릴 정도로 흔해지면서 명품으로서의 매력을 많이 상실했다"며 "특히 가장 인기있던 200만원대 모노그램 시리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이를 잇는 확실한 후속작이 없었던 것도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에르메스와 샤넬은 주력 제품군의 가격이 루이뷔통보다 훨씬 비싼데도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희소성과 차별성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방 한 개당 가격이 1천300만원이 넘는 에르메스의 경우 주문을 해도 최소 2∼3년을 기다려야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고수하면서 초고가 사치품을 갈망하는 여성의 욕망을 적절히 활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르메스 핸드백은 올해 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된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인에게 뇌물로 줬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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