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랐던 옐레나 도키치(34·호주)가 현역 시절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은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호주 신문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12일 자를 통해 "도키치가 자서전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을 통해 '부친인 다미르로부터 심한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도키치는 17살이던 2000년 윔블던 4강까지 진출했으며 WTA 투어 단식에서 여섯 차례 우승한 선수다.
2002년 프랑스오픈 8강 이후 메이저 대회에 나오지 못하거나, 나왔더라도 초반 탈락하는 부진을 겪던 도키치는 2009년 호주오픈 8강까지 오르며 '컴백 퀸'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2000년 뒤모리에 오픈에서 졌을 때는 의식을 잃을 정도로 아버지에게 얻어맞았다"며 "가죽 벨트를 채찍으로 삼아 나를 때렸다"고 폭로했다.
또 얼굴에 침을 뱉거나 머리카락이나 귀를 심하게 잡아당기는 행동도 자주 했다는 것이다.
심한 욕설은 일상다반사였으며 도키치는 "내가 처음 테니스를 시작한 날부터 그랬다"며 통제 불능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2013년 이후 대회에 나오지 않아 사실상 은퇴한 상태인 도키치는 현역 시절에도 아버지 다미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유고슬라비아 태생인 다미르는 2000년 호주오픈에서 TV 카메라 기자와 몸싸움을 벌이고, 같은 해 US오픈에서는 경기장 내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가 항의하는 소동을 벌여 6개월간 대회장 입장이 금지되기도 했다.
또 2009년에는 베오그라드의 호주 대사관에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해 1년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2009년 호주오픈에서 도키치가 8강까지 올랐을 때 세르비아에 머물던 다미르가 "딸의 경기를 보러 가고 싶다"고 밝혔으나 당시 도키치가 외면해 부녀간 화해는 이뤄지지 않았다.
도키치는 2003년부터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지내다가 이후 2011년 세르비아를 찾아 "아버지와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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