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의 황제' 파호르 대통령 5년 연임 확정
"모두의 대통령" 포부…인구 200만 멜라니아 美영부인 모국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슬로베니아의 보루트 파호르(54) 대통령이 결선투표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슬로베니아 대선 결선투표 결과 파호르 현 대통령이 코미디언 출신의 마르얀 사렉 후보(39)를 54%대 47%(개표율 99.9%)로 제치고 5년 연임을 확정했다.
당선이 확정된 직후 파호르 대통령은 "모든 이들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우리의 공통 관심사를 기반으로 이들을 이어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구 200만명의 슬로베니아는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를 혼용하는 국가다. 대통령은 행정권이 없지만 총리를 추천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권한을 지닌다. 대체로 의전직이지만 군통수권자라는 점이 주목된다.
파호르 대통령은 3주 전 진행된 대선 1차 투표에서 후보 9명 중 47%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렸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결선투표까지 왔다. 당시 사렉 후보는 득표율 25%로 2위를 지켰다.
파호르 대통령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슬로베니아가 지난 1991년 옛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이후 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대통령이 됐다.
슬로베니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모국으로, 멜라니아 여사처럼 파호르 대통령도 모델 출신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 대통령에 선출되기 전까지 그는 슬로베니아 총리를 지내기도 했다.
파호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SNS상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데 인스타그램에 운동으로 여가를 보내는 자신의 사진을 자주 올려 '인스타그램의 왕'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졌다.
파호르 대통령을 상대로 선전한 사렉 후보는 2010년부터 슬로베니아 중부 산골 마을 캄니크의 시장을 지냈지만, 슬로베니아 의회에도 진출하지 못한 정당의 대표로 정치신인에 가깝다.
사렉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최종 결과와 무관하게 아주 좋은 결실이다. 세대교체를 위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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