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7개 보의 수문이 13일 최대 가능 수위를 목표로 확대 개방되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환경부와 국무조정실ㆍ국토교통부ㆍ농림부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된 대책에 따른 조치다. 이날 확대개방이 시작된 7개 보는 겨울철에 극심한 수질 악화가 나타나는 금강 세종보ㆍ공주보ㆍ백제보, 영산강 승촌보ㆍ죽산보와 여름철이 지난 뒤에도 저온성 녹조가 사라지지 않는 낙동강 하류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다. 7개 보의 확대개방과 함께 보 모니터링 대상을 기존의 6개 보에서 14개 보로 확대하는 조치도 취해졌다. 수질과 취수구 관리 수위를 고려해 한강수계 강천보ㆍ여주보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6월 단행된 보 개방이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모니터링에 제약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확대개방은 일단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낙동강 강정고령보ㆍ달성보ㆍ합천창녕보ㆍ창녕함안보ㆍ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 보를 개방하고 모니터링해 왔지만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농번기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상당히 제한적으로 수문 개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낙동강과 금강의 경우는 수문을 개방한 보에서 남조류 개체가 억제되는 결과가 나타났으나 영산강은 반대의 결과가 얻어졌다. 따라서 추가 자료 확보를 위해서는 수문을 전면적으로 개방해 놓고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제는 영농기가 지나 수문 개방에 대한 제한도 많이 풀렸다는 사정도 고려했다고 한다. 나머지 7개 보를 개방하는 것도 날짜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사실상 확정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7개 보를 전면 개방할 경우 우려되는 문제는 역시 보 주변 지역의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인지다. 환경부는 단계적으로 천천히 보를 개방하면서 주변 지역의 영향을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혹시 부정적 영향이 감지되면 보 개방을 중단하고, 경우에 따라 수위를 다시 올릴 수도 있다고 한다. 보의 사정에 따라 취수장이 없거나 임시 대책이 가능한 5개 보는 최저수위(수문 완전 개방)까지 수위를 내리고, 다른 2곳은 취수 가능 수위나 그 전 단계까지 수문을 여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수문 개방 조치의 목표는 물을 흘려보냄으로써 4대강에 어떤 환경적 변화가 일어날지 점검하는 것이다. 수자원을 부질없이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수단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올바른 과학적 조사결과가 수문 개방으로 얻어진다면 그것을 토대로 가장 합리적인 보의 운영 방식을 찾아낼 수도 있다. 일부 수문 개방 반대론자들은 4대강 오염이 지류 개선 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거꾸로 이들의 주장을 증명하려면 수문 개방은 필요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사실 지류 개선 사업에는 무려 30조 원이나 되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뿐더러, 이 사업조차 과학적으로 확립된 이론에 근거한 것도 아닌 상태다. 현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태도는 수문 개방을 하되 이로 인한 직·간접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과물을 얻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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