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새롭게 극본 써…내달 15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용지다방, 대학교 1학년 때는 영빈다방에서 판을 틀었습니다. 그 시절 고(故) 이영훈(1960-2008) 작곡가들의 곡을 정말 많이 틀고 듣고 따라 불러었어요. 진심을 다해 그의 마음을 뮤지컬에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이영훈 작곡가가 남긴 숱한 명곡들로 채운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다시 관객과 만난다. 2011년 초연된 작품이지만, 스타 연출가 및 작가로 주목받는 고선웅이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는 그대로 활용하되, 대본을 완전히 새롭게 썼다.
고선웅 작가는 1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영훈 작곡가가 제 이야기를 납득하실까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며 "그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길 바람이 크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영훈 작곡가는 1980~1990년대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옛사랑' 등과 같은 숱한 히트곡을 남기며 한국형 발라드에 큰 족적을 남겼다.
소박한 듯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인 그의 노래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
고 작가는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가 가진 추억을 소환하는 힘에 주목했다. 그는 '광화문 연가'를 "나를 청년기로 안내하는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같은 노래를 매력을 부각하기 위해 임종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는 구조의 극을 썼다.
고 작가는 "그의 곡은 기억이 주류"라며 "노래를 잘 들려줄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곡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다소 진부해질 수 있는 극의 구조 속에 '명우'의 시간 여행안내를 맡는 미스테리한 캐릭터 '월하'를 배치함으로써 극적 풍부함을 더했다. 성별이 다른 배우 정성화와 차지연이 이 역에 함께 캐스팅된 점도 눈길을 끈다.
연출은 맡은 이지나 연출가는 "'월하'는 성별 혹은 나이도 명확하지 않은 캐릭터라 굳이 성별을 가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 역은 남자, 이 역은 여자라는 캐스팅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고 작가도 '월하'에 대해 "서사를 입체감 있게 섞는 장치"라며 "'월하'는 3천500살 정도 되는 것 같으니 후회와 기억 속에만 머무르는 주인공에게 그러지 말라고 조언해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죽음을 앞두고 젊은 날 사랑했던 '수아'를 떠올리는 '명우' 역에는 배우 안재욱, 이건명, 이경준이, 추억 속의 '수아' 역은 홍은주와 린지가 캐스팅됐다.
CJ E&M과 50년 전통의 서울시뮤지컬단이 공동 제작자로 손을 맞잡은 첫 작품이다. 공연은 다음달 15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4만~14만원. ☎02-399-1000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