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서울과 역사' 제97호 발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한 세기가 넘도록 외국군 주둔지로 사용된 '용산기지'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일본군 행정 조직을 연구한 논문이 나왔다.
14일 서울역사편찬원이 출간한 '서울과 역사' 97호에 수록된 조건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교수의 논문 '러일전쟁 이후 일본군 경리부의 한반도 내 활동과 그 의미'에 따르면 용산 기지의 시발점은 일본이 러일전쟁(1904∼1905년) 후 설치한 '한국주차군'(韓國駐箚軍)이다.
서울역사편찬원은 "한국주차군은 당시 전방 부대 지원과 후방의 안정화를 목적으로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을 군사 점령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경리부는 군사행정을 총괄하고자 사령부에 설치한 조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조직은 상설기구로 군용지 점탈, 병영 등 군용 건축물과 교통 시설의 건설·관리를 맡았다.
일본은 이 조직을 통해 용산에 약 300만 평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고, 이 가운데 130만여 평에 병영, 군사 건축물, 교통 시설을 지었다.
조건 교수는 일본 방위성 소장 자료를 활용해 이 한국주차군 경리부를 자세하게 소개한다.
서울역사편찬원은 "러일전쟁은 일본의 한국 침략에서 중요한 사건이었지만, 그 실체에 접근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며 "일본군의 한반도 내 토대를 마련하고, 한반도 식민화를 준비한 경리부의 활동을 분석한 이 연구는 학술적 의미가 크다. 근현대사에서 용산의 장소성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평가했다.
'서울과 역사' 97호에는 이 밖에도 '서울 구석기 유적 시론', '19세기 중반 한 사족 여성의 경제활동과 고용 노동', '일제강점기 한양 도성 안 동북부 지역의 중상류층 지역화 과정' 등 7편의 논문이 실렸다.
책은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1층에 자리한 서울책방에서 살 수 있다.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hitory.seoul.go.kr)에서 개별 논문을 다운로드 받거나 열람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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