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피드 스케이트팀, 고양서 지적발달장애 선수들 지도

입력 2017-11-1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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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피드 스케이트팀, 고양서 지적발달장애 선수들 지도

미국 대표팀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지적 발달장애 청소년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스케이트를 너무 잘 타네요."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13일 오후 8시 30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10여 명의 선수가 찾았다.

미국 대표팀은 오는 16∼19일 서울 목동 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4차 월드컵에 출전한다.

이번 4차 월드컵은 내년 평창올림픽의 출전권이 달린 마지막 대회다.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주한미국대사관과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은 평창올림픽을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의 하나로 이날 고양 지역 지적발달장애 청소년 등으로 구성된 '고양펭귄스케이트클럽(이하 클럽)'소속 선수들을 지도하기 위해 어울림누리 빙상장을 찾은 것이다.

미국 대표팀 선수들보다 먼저 도착해 몸을 풀던 클럽 선수들은 미국 대표 선수들이 도착하자 함께 선수대기실로 향했다.

서먹서먹하던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미국 측 선수들과 클럽 선수들은 서로 자기소개를 하며 얼굴을 익혔다.

오늘 행사에 참가한 클럽 선수 중 3명이 올 초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스페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말에 미국 대표팀이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이어 미국 측 선수 2명이 스케이팅 자세를 선보이자 클럽 선수 10여 명이 자세를 똑같이 따라 했다.

중심을 잘 잡는 선수도 있지만, 한발로 중심을 잡다 몸이 흐트러지면서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간단히 몸을 푼 양국 선수들은 악수한 뒤 아이스 링크로 향했다.




스케이트를 갈아 신고는 클럽 소속 선수들이 선두에 서고 미국 대표팀이 뒤를 따르며 아이스링크를 세 바퀴 돌았다.

이어 2명씩 짝을 이뤄 미국 대표팀 선수들이 클럽 선수들에게 일대일 지도를 해줬다.

스케이팅 자세와 활주 방법, 코너를 돌 때 자세 등을 세심하게 가르쳐줬다.

30여 분의 개인지도를 마치고 미국 대표팀 2명, 클럽 선수 2명 등 총 4명씩 모든 선수가 쇼트트랙 경기를 치렀다.

예상을 깨고 클럽 선수들이 미국 대표팀을 누르고 압승했다.

경기를 마친 미국 국가대표 토마스 홍(홍인석·19)은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어서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 국가대표팀 신비(19) 씨는 "장애에 좌절하지 않고, 스케이트를 너무 열심히 타는 모습에 감동했다"면서 "다음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꼭 참석하겠다"고 즐거워했다.

클럽 소속 윤희재(25·여) 씨는 "미국 국가대표 언니하고 같이 스타트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너무 흥분된다"고 말했다.






송혜정 클럽 코치는 "클럽이 창단한 지 올해로 10년째인데 오늘 같은 이벤트는 처음이었다"면서 "아이들이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이벤트가 자주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면서 '가자 평창으로'를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고 아쉬운 이별을 나눴다.

n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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