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와 회동서 신속한 협상 진전 촉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영국 재계 인사들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의 '노 딜'(No deal)은 기업에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노딜은 오는 2019년 3월 영국이 EU와 아무런 후속 협정을 맺지 못한 채 EU를 공식 탈퇴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영국과 EU 측은 이른바 이혼합의금 등 탈퇴조건들과 관련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협상이 "충분한" 진전을 거두면 무역협정 등 영-EU 미래관계에 관한 2단계 협상에 착수하겠다는 게 EU 측의 입장이다.
브렉시트 협상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메이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총리실에서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스웨덴 등의 재계 인사 15명과 회동해 이들의 의견을 듣는 한편 불안을 진정시키려 했다.
울리히 호페 주영 독일상공회의소(GBCC) 소장은 면담을 마친 뒤 "협정 없이 브렉시트협상이 끝나면 재계에는 치명적"이라고 메이 총리에게 말했다고 독일 dpa 통신이 전했다.
모임을 주선한 독일 재계단체인 독일산업연합(BDI)은 지난주 "하드 브렉시트가 될 위험이 아주 크다"고 우려했다. BDI는 위험투성인 브렉시트협상이 결국 협정 없는 영국의 EU 탈퇴로 끝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즈니스 유럽'의 엠마 마르세가그리아 회장도 면담을 마친 뒤 참여한 재계인사들은 메이 총리에게 "브렉시트협상에서 시급히 진전을 거두는 게 영국과 EU 모두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재계는 더디게 진행되는 브렉시트협상을 지극히 우려하고 있다. 내달 예정된 EU 정상회의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협상이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는 '절벽'을 피하고 관세동맹과 EU 단일시장에 남아 지금과 사실상 비슷한 이행 협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게 양측 시민들과 기업들에 엄청난 확실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린 페어베인 영국상공회의소(BDI) 회장 역시 "영국과 EU 기업들에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는 이행 기간을 두기로 양측이 합의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BDI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0%가 브렉시트협상 결렬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이미 가동하고 있다며 영국 정부에 신속한 협상 진전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내각에서는 최대한 빠른 시기 안에 EU와 완전한 결별을 해야 한다는 '하드 브렉시트' 세력과 반대로 현행 체제를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는 온건파 사이의 이견 충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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