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군부가 최근 부통령을 경질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93)에게 숙청을 중단하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짐바브웨 군부 수장인 콘스탄틴 치웬가 장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누가봐도 명백하게 해방전쟁 참전용사 출신 정당 인사들을 겨냥한 숙청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만적인 속임수의 배후인물들에 군대가 혁명을 보호하는 문제에 개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임을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또 치웬가 장군은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짐바브웨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는 군 사령부의 고위 장교도 90명 가량 참석했다.
치웬가 장군의 발언은 전례 없이 강한 경고로, 군부가 무가베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행동에 나설 경우 쿠데타 등 상황이 복잡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부가 최근 숙청된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앞서 짐바브웨 정부가 지난 6일 차기 대통령감으로 주목받았던 음난가그와 부통령을 전격 경질하자 무가베 대통령이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52)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는 포석이라는 견해에 무게가 실렸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이틀 뒤인 8일 살해위협을 이유로 해외로 도피했다고 제3자를 통해 성명을 내면서 나중에 짐바브웨로 돌아와 무가베 대통령과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은 무가베 대통령이나 그의 부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적인 소유물이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방장관 출신인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그동안 군 장성과 참전용사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1977년 해방 전쟁 당시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하는 등 40년 이상 무가베 대통령을 가까이서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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