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급감에 따른 원료난에 27개 업체 순차적으로 휴업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강원도 내 오징어 가공업체들이 국산은 물론 수입산 오징어 어획량 급감으로 제때 원료를 구하지 못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도내 오징어 가공업체의 국내 조미 오징어 생산량은 70∼80%에 이른다.
이들 업체가 원료난으로 줄줄이 휴업을 예고해 대규모 실직 사태에 직면하는 등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원료의 40%를 차지하는 동해안 오징어는 중국어선들의 무차별 조업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60%를 차지하는 페루, 칠레 등 해외 수입 물량은 전 세계적인 이상기온 등으로 아예 물량을 찾아볼 수 없는 등 원료난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도 오징어가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7개 도내 오징어 가공업체 대부분이 이달 말부터 원료를 구하지 못해 순차적으로 휴업에 돌입해야 할 처지다.
전체 종업원 1천 명 중 절반인 500여 명이 당분간 실직해야 할 위기를 맞았다.
내년 3월까지 작업중단이 예상된다.
휴업 결정은 협회가 구성된 지 4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강원도 오징어가공협동조합 관계자는 "페루 등 해외에서 오징어를 구하고 있지만, 아예 물량이 끊겼다"라며 "앞으로 휴업하는 업체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오징어 가공업은 도내 수산업을 대표하는 업종이었던 만큼 휴업 여파는 클 전망이다.
특히 한때 강릉시 주문진읍 전체 인구의 70%가 관련 산업에 종사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지만, 어획량 급감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10일까지 도내 오징어 어획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줄어든 3천653t에 불과하다.
3년 평균 오징어 어획량인 6천719t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
동해안에서 오징어가 자취를 감춘 것은 중국어선들이 북한수역에서 무차별 조업을 하기 때문이다.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은 2004년 140척에서 2016년 1천238척으로 12년 새 9배가량 늘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 강원본부는 고용노동부에 강릉 주문진 지역의 고용재난지역 선포 등을 건의하기로 하는 한편 금융기관에 대출만기 연장과 대출금리 인하를, 강원도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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