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누출된 인천LNG 1호탱크…다른 탱크도 '불안 불안'

입력 2017-11-14 11:47  

가스 누출된 인천LNG 1호탱크…다른 탱크도 '불안 불안'

작년 점검 땐 결함 181건 발견…유관기관 통보·대응시스템도 허술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에서 발생한 액화천연가스(LNG) 누출사고를 계기로 철저한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7시 34분 인천 송도 LNG 기지본부 1호 탱크에서 LNG가 누출됐다.

누출 사고는 탱크 내 LNG 수위를 나타내는 부유식 센서 '탱크 액위 측정기'의 오작동에서 비롯됐다.

LNG를 선박에서 저장 탱크로 옮기던 중 10만㎘ 용량의 탱크가 이미 꽉 찬 사실을 모른 채 LNG를 계속 탱크에 넣은 것이 누출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영하 162도의 LNG 냉기 때문에 저장 탱크의 철판 벽에도 손상이 갔다.

국내에서 LNG가 저장 탱크 밖으로 흘러넘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인재(人災)나 다름없는 이번 사고 때문에 빚어진 피해는 막대하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 탱크의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내부 정밀점검과 보수·보강 공사 기간에 총 13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며, 예상비용은 약 27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번 사고는 1996년 완공된 1호탱크에서 발생했지만 인천기지에 있는 다른 저장 탱크에서도 수시로 결함이 발견된 사례가 있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서울 금천구)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1월 인천기지에 대한 점검 결과 LNG 저장 탱크 기둥에서 총 181건의 결함이 발견됐다.

균열이 14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박락(오래돼 긁히고 깎여서 떨어짐) 21건, 박리(껍질 따위가 벗겨짐) 9건, 재료분리 5건, 시공 미흡 3건, 열화 2건, 철근 노출 1건 등이 뒤를 이었다.

LNG 저장 탱크를 떠받치는 기둥은 최대 270t의 하중을 받아 균열이나 박락을 방치하면 해풍이 유입돼 기둥 내부 철근의 부식을 유발해 파손 가능성을 높인다.

기둥이 파손돼 하중을 견디지 못하면 다른 기둥에 더 많은 하중이 전달돼 저장 탱크 시설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지난 2월에는 LNG 저장 탱크의 받침 구조물 균열을 방치한 사실이 적발돼 감사원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관계기관 간 협력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해도 유기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점이다.

인천시와 연수구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나서야 가스공사로부터 사고 소식을 통보받았다. 이들 기관은 이마저도 정확한 경위 없이 간단한 현황만 통보돼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간파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관할 소방서도 인근 아파트 주민 등으로부터 26차례의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연소탑에서 가스를 배출하며 태우는 과정이라는 가스공사의 설명을 듣고 되돌아왔다.

이를 놓고 가스 관련 사고 때 지방자치단체에도 즉각적으로 통보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도시가스사업법을 보면 가스 누출사고가 나면 한국가스안전공사에 즉시 통보하고 이후 가스안전공사가 이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등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현행법상으로는 주민 안전을 책임지는 지자체는 가스 사고소식을 나중에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자체에도 동시에 알리는 시스템을 갖추고 인천시·연수구·가스안전공사·소방·경찰이 함께하는 '상설 안전점검단'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관계기관 보고는 LNG 저장 탱크 가스누출 대응지침에 따라 적기에 이뤄졌다"며 "국감에서 지적된 탱크 결함은 올해 3월 모두 보수 조치했으며 앞으로도 가스시설의 안전성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기지에는 현재 20만㎘ 8기, 10만㎘ 10기, 4만㎘ 2기 등 모두 20기의 LNG 저장 탱크가 운영되며 수도권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iny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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