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중도보수통합' 언급에…국민의당 친안·호남계 또 술렁

입력 2017-11-14 11:50   수정 2017-11-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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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중도보수통합' 언급에…국민의당 친안·호남계 또 술렁

안철수측 "劉, 통합에 긍정적…통합 논의 다음 주가 고비"

호남중진 "YS 3당합당 떠올라…함께하려면 劉 먼저 바뀌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로 내부 갈등이 격화했던 국민의당이 바른정당 새 사령탑에 오른 유승민 대표의 '중도보수통합' 언급으로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유 대표 발언에 '친안'(친안철수)계와 호남 중진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 자칫 당내 갈등이 2라운드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중도통합을 주장해 온 안철수 대표 주변에서는 바른정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통합 추진이 다시금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감을 품고 호남 중진들의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다.

친안 성향의 지도부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1일 예정된 우리 당의 '끝장토론'에서 큰 가닥이 잡힐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음 주쯤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유 대표를 비롯해 바른정당 전당대회에 나선 의원들이 모두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분들"이라면서 "안 대표와 지도부도 여전히 통합에 강한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안 대표가 통합론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지역위원장 일괄 사퇴를 받는 등 '전략적 실수'를 저질러 당내 갈등으로 번졌지만 '텃밭' 표심을 의식해 반발하고 있는 호남 중진들도 내심으로는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게 안 대표 측의 주장이다.

안 대표 측 다른 관계자는 "연대·통합 가능성이 과거보다 더 커지기는 했지만, 당내 공감대 형성이 문제"라면서 "안 대표가 유 대표의 '중도보수통합'이 무슨 말인지 한번 들어보겠다고 하니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남계 의원들은 유 대표가 사용한 보수통합이라는 표현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 대표가 YS(김영삼 전 대통령)식의 3당 통합 제의를 우리 국민의당에 안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정체성과 뜻을 같이한다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국민의당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체성이 맞지 않는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반대하는 뜻을 우회적으로 다시 한 번 내비친 것이다.

통합론을 둘러싸고 최근 안 대표와 설전을 벌였던 유성엽 의원도 "우리 국민의당 측에서 어떤 메시지를 줘 왔으면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3당 중도보수통합이라는 말이 나왔을까"라면서 "왜 진보는 빠져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앞선 안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그래서 '적폐청산은 복수'라고 했고, '불편하면 나가라'고 했는가"라고 따졌다.

또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간다는 YS의 3당합당이 떠오른다"면서 "그렇게 호랑이를 잡아 다시 적폐를 쌓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통화에서 "호남 정체성을 훼손하는 중도통합은 없다는 것으로 이미 정리된 것 아닌가"라면서 "우리가 함께하려면 유 대표가 먼저 바뀌고, 호남을 인정하고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내 기류가 들썩이자 당 지도부는 중도통합론이 당의 보수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화하고 나섰다.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최근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논의로 마치 국민의당의 보수화되는 것처럼 호도하는 시각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당 강령은 확고한 중도 개혁주의를 천명하고 있고, 연대·통합 논의도 당의 강령에 따라 국민정당을 확장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내부에서 반발이 있는 데다 호남을 비롯한 국민적인 동의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지금은 양당 통합을 얘기할 때가 아니고,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중도보수통합은 바른정당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면서 "다시 결속하고 단합해 지방선거 승리에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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