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강연…'안보위기'속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우회적으로 비판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관련해 연일 여론전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처음으로 적폐청산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연 데 이어 13일과 14일에도 잇따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연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되고, 김태효 전 청와대 비서관이 출국 금지되는 등 검찰 수사가 턱밑까지 다다른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강연차 바레인을 방문 중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강연 내용을 소개하며 강연 전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전 대통령은 강연을 통해 "북한은 주민을 굶주림 속에 방치하고 인권을 탄압하면서 핵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광분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만류와 유엔의 거듭된 결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면서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북한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여기에는 국제사회의 협력이 또한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연 말미에 '빠른 발전 과정에서 정치적 동요가 많았는데 어떻게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서구식 민주주의가 도입되면서 간극이 있어서 충돌의 여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조화시켜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산업화와 민주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 분야에서 갈등이 있지만, 우리가 이뤄놓은 결과를 훼손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극단적으로 가지 않고, 항상 compromise(타협)해왔고, 지금도 발전해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오늘의 현실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인상 깊은 질문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비판적인 입장을 다시 한 번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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