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숙 교수 각종 행사장 돌며 물밑행보…"아직 확정은 아냐"
남상우 전 시장도 후보군 거론…한국당 당내 경선 치열할 듯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이승훈 전 청주시장이 낙마, 내년 6월 지방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된 가운데 부인 천혜숙 서원대 석좌교수가 명예회복을 위해 이 전 시장을 대신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이 부인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는 듯한 발언을 한 데다 천 교수의 최근 행보 역시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듯 활발하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은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뒤인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천 교수'가 아닌 '이승훈 부인'으로 알려진 게 (청주시장 선거 출마의) 부담이지만 제 개인적으로 보면 능력이 탁월하고 충분히 (청주시장을) 할 자격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천 교수가 자신을 대신해 출마할 의지가 적지 않음을 내비친 것이다.
천 교수는 이 전 시장이 취임한 이후 4년가량 관내 크고 작은 행사를 챙겨 왔다. 이 전 시장이 낙마하기 전까지는 이런 행보가 '내조'로 비쳐졌다.
그러나 이 전 시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난 이후에도 여전히 발품을 팔며 관내 이런저런 행사를 알뜰히 챙기면서 남편을 대신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을 사실상 굳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 교수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틀 뒤인 지난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16회 충북 보육인 대회'를 찾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했다.
이 전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수 없는 처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천 교수는 지난 9일 오전 8시에도 청주실내체육관 앞에서 버스 4대를 타고 안보 전적지 견학을 떠나는 자유총연맹 회원들을 일일이 배웅했다.
이때는 이 전 시장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기 2시간 전이었지만 지인들은 당시 천 교수 행보가 단순한 내조가 아니라 자신의 얼굴 알리기 성격이 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을 엿새 앞둔 지난 3일에는 청주시청 4급 이상 간부 공무원 부인들의 친목모임에 참석했다.
직위 상실형을 선고한 이 전시장의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날 행사 참석 역시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는 행보였다.
천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주변에서 많은 분이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를 충분히 생각한 뒤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출마를 생각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천 교수와 함께 남상우 전 청주시장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06년부터 4년간 청주시장으로 재임했으며 2010년 지방선거 때 한범덕 전 시장에게 패배, 물러난 뒤 공무원연금공단 상임감사를 지냈다.
천 교수와 남 전 시장이 가세하면 자유한국당 출마 예상자는 모두 6명에 달한다.
4선 시의원인 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과 통합 청주시의회 초대 의장을 지낸 김병국 의원,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과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1차관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미 출마 결심을 굳힌 인사들의 물밑 행보가 활발한 가운데 천 교수와 남 전 시장이 본격 가세하면 한국당 당내 경선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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