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강진도 인재논란…"정부건립 저소득자 주택만 와르르"

입력 2017-11-15 08:53   수정 2017-11-15 09:06

이란강진도 인재논란…"정부건립 저소득자 주택만 와르르"

부실시공 의혹…로하니, 피해지역 찾아 "범인 반드시 색출" 약속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란 강진도 대규모 인명, 물적 피해와 함께 인재(人災) 논란에 휘말렸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이란 북서부 케르만샤 주의 사르폴레-자하브를 찾아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지역에서 무너진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나온 강력한 질타였다.

특히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12일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과 여진으로 정부가 지은 건물은 완전히 붕괴했으나 민간에서 지은 건물은 아직 서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누구 책임인지 밝히는 게 우리가 추적해야 할 문제"라며 "우리는 범인을 찾아야 하고 국민은 범인들을 알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현장 방문에 동행한 방송에 책임자를 찾겠다는 다짐을 되풀이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정부와 민간이 지은 건물의 피해도를 나란히 비교하는 사진과 설명이 확산하고 있다.

완전히 붕괴된 건물 가운데는 정부가 저소득자들에게 제공한 공공주택도 있어 지진 피해에 향후 어떤 파문이 일지도 주목된다.

BBC방송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이 저소득자들에게 주택 200만호를 공급하기 위해 짜낸 '메르 프로젝트'에 따라 건립된 건물들이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메르는 페르시아어로 '친절'이라는 뜻으로, 이 프로젝트에 따라 사르폴레-자하브에서 수백호가 건립됐다.

로하니 대통령은 "정부가 지은 건물, 낡지 않은 건물, 지은 지 얼마 되지도 않는 건물 몇몇이 무너졌다"며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인재 논란의 한편에서는 완전히 파괴된 건물들을 따지면 신축 건물보다 낡은 가옥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국영방송을 통해 "새 건물은 지진을 버텼으나 낡은 흙집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란 적신월사의 만수레 바게리는 이번 지진으로 주택 1만2천호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BBC방송에 밝혔다.

지난 12일 오후 이란 북서부 케르만샤 주와 이라크의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규모 7.3 지진으로 이란에서 432명이 숨지고 8천여명이 부상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사망자가 530명까지 집계됐다고 15일 보도했으나 나중에 432명으로 정정했다.

그러나 건물 잔해 속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들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까닭에 사망자가 공식집계보다 많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구호단체는 이번 지진에 따른 이재민이 7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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