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 천명훈 총장, 2천200만원 장학금 기부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대학 총장이 직접 고구마를 재배해 판매한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전달해 화제다.
가톨릭관동대학교는 15일 교내 마리아관에서 천명훈 총장 고구마 장학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날 전달한 장학금은 천명훈 총장이 직접 재배한 고구마를 판매한 수익금 1천600만원에 자신의 돈 520만원을 보태 2천210만원을 53명의 대학생에게 전달했다.
천 총장은 지난 5월 경기 용인시 양지면에 있는 자신의 땅 2천310㎡에 고구마 순 1만8천 포기를 심었다.
아내와 이틀 동안 서툰 농기계로 직접 밭을 갈고 고구마를 심었다.
고구마 농사를 지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주는 뜻깊은 일을 하기 위해 부부가 힘을 모은 것이다.
장학금을 조금이라도 더 주려는 생각에 재배면적도 욕심을 냈다.
초보 농사에 넓은 면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었다.
허리도 아프고 힘들어 사람을 쓸 생각도 했지만 땀 흘려가면서 직접 농사를 짓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오롯이 부부가 직접 재배했다.
특히 고구마를 심은 뒤 한참 자라야 할 시기에 가뭄이 워낙 심해 어려움이 컸다.
평일에는 강릉에 있는 대학으로 출근해 총장 업무를 봐야 했기 때문에 고구마를 돌볼 수 없어 애가 탄 순간이 많았다.
그래서 주말과 휴일이면 빠지지 않고 밭으로 출근했다.
잡초도 뽑고 물도 주는 등 학생들만큼이나 고구마에도 깊은 애정을 쏟았다.
천 총장은 "모든 게 서툴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견딜 수 있었다"라며 "주말에 일하니까 건강에도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 끝에 가을에 수확한 고구마는 200상자.
수확에는 아들과 딸, 손자와 손녀가 총출동해 힘을 보탰다.
심한 가뭄으로 애초 예상한 수확량 500상자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변의 십시일반 도움과 맛있는 고구마 소문이 나면서 판매는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1천600만원을 벌었다.
여기에 자신의 돈을 보태 총 2천120만원을 전체 53개 학과에서 한 명씩 선발해 40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했다.
천 총장은 "땀은 정직하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라며 "항상 노력과 최선을 다해 달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천 총장은 2015년 3월부터 가톨릭관동대학교 2대 총장에 취임했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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