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영어가 가장 큰 애로…가족에 보답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평균타수 1위 등 전관왕에 도전하는 '슈퍼루키' 박성현(24)은 "타이틀은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을 이틀 앞둔 15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성현은 "전관왕 가능성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박성현은 "경쟁 선수들도 다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나는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겠다. 경기에 들어가면 우승이나 타이틀 같은 건 머릿속에서 지운다. 샷에만 집중할 뿐이다. 경기할 때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또 "올해 목표는 1승에 신인왕이었다. 둘 다 이뤘다"면서도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면 한 번 더 우승하는 기분이 들 것 같다"고 의욕을 숨기지는 않았다.
박성현은 "올해 이룬 가장 큰 성취는 US여자오픈 우승"이라면서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아마 평생 못 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세계랭킹 1위가 된 기분을 묻자 박성현은 "정말 대단했다. 많은 분이 축하해주셨다. 1주뿐이었지만 세계랭킹 1위라고 불린 건 멋진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22차례 대회에서 2승을 포함해 톱10에 10번이나 입상한 비결에 대해 박성현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경기만 생각했다. 딴 생각할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성현은 "음식과 영어가 가장 큰 애로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어가 좀 더 능숙했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면서도 "그래도 첫 시즌을 잘해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지지 않겠나"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박성현은 "한국에서는 작년에 27개 대회를 뛰었지만, 올해는 22개로 줄인 것도 음식, 시차, 이동 거리를 감안해 충분한 휴식을 취해가면서 시즌을 꾸려나가려는 의도였다"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쉴 땐 쉬고 경기할 땐 경기하는 균형을 잘 잡았다"고 자평했다.
박성현의 궁금증이 쏟아진 이 날 회견에서 스윙을 누구한테 배웠느냐는 질문에 박성현은 "스스로 터득한 스윙"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어릴 때 스윙을 가르쳐준 스승이 있지만 내 스윙을 비디오로 보고 가다듬는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CME그룹이 내건 보너스 100만 달러를 받으면 "가족들에게 멋진 선물을 해주고 싶다. 지난 주 언니 생일이었는데 대회를 치르느라 깜빡 잊고 전화도 못 했다"면서 "우리 가족 모두는 나 때문에 많은 희생을 감수했다. 보답하고 싶다"는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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