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열도가 요즘 유명 스모(相撲·일본 씨름) 선수의 '맥주병 폭행' 사건으로 시끌시끌하다.
문제의 인물은 요코즈나(橫網·스모의 가장 높은 등급 장사) 하루마후지(日馬富士·33) 선수다.
15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몽골 출신인 그는 지난달 26일 저녁 돗토리(鳥取)현에서 동료 및 후배 선수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에는 몽골출신 요코즈나인 하쿠호(白鵬·32), 가쿠류(鶴龍·32) 등 10명 안팎이 참석했다. 몽골 출신 다카노이와(貴ノ岩·27)도 자리를 함께 했다.
문제는 이들이 1차 술자리를 끝낸 뒤 2차로 옮기면서 발생했다.
술에 취한 하루마후지가 후배들에게 "선배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등 주의를 주는 사이에 다카노이와의 스마트폰이 울린 것이다.
다카노이와가 스마트폰을 꺼내는 순간 하루마후지가 테이블 위에 있던 맥주병을 집어들어 머리를 가격한 것이다.
하루마후지는 "선배가 말하는데…"라고 화를 내며 다카노이와에게 달려가 20~30차례에 걸쳐 주먹다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동료 선수들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막을 틈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루마후지는 하쿠오, 가쿠류 등이 만류하자 이들을 밀쳐내며 "너희들이 제대로 지도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화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피해자인 다카노이와는 지난달말 경찰에 하루마후지를 폭행 혐의로 신고했다. 그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하루마후지는 지난 14일부터 대회 출전을 포기했으며 공개 사과했다.
일본 스모협회는 당사자 및 술자리 참석 선수들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협회는 조사 결과에 따라 강한 수위의 징계를 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은 하루마의 폭행 사실이 공개된 전날부터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요미우리, 아사히 등 주요 언론도 1면과 사회면은 물론 사설을 통해서까지 이 소식을 전했다.
스모는 일본의 국기(國技)인데다, 요코즈나는 스모 선수에게 최고의 명예이자 일본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인(公人)으로 여겨진다.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요코즈나의 품격은 어디로 갔느냐", 마이니치신문도 사설에서 "요코즈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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