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물안개와 함께 피어올라 환상적…"우포 기운으로 금메달 따길"
(창녕=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우포늪이 품은 기운으로 금메달 많이 따길 소망합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15일 우리나라 최대 자연늪인 경남 창녕군 우포늪의 여명을 밝혔다.
성화 봉송는 이날 아침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목포둑 근처에서 출발했다.
이날 성화는 늪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함께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성화는 우포늪에서만 볼 수 있는 '이마배'를 타고 이동했다.
이마배는 뱃머리가 사람 이마처럼 붙어 있어 예로부터 마을 주민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우포늪에는 수초가 많아 노를 젓기 어렵다.
그래서 긴 대나무 장대로 늪 바닥을 누르며 배를 움직여 장대그룻배로도 불린다.
이날 우포늪에서 첫 성화 봉송을 한 마을 주민 주영학(70) 씨는 "대자연 속에서 성화를 밝혀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6년간 우포 환경지킴이로 활동한 주 씨는 "우포 기운이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 메달을 많이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연늪에서 성화가 봉송된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민들은 자랑했다.
주 씨를 태워 이마배를 직접 저은 김량한(47·경남문화관광 해설사) 씨는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성화를 태우고 우포늪을 건너 영광이다"며 "우포늪의 강하고 힘찬 생명력이 평창까지 전달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우포늪을 밝힌 성화는 이날 66명의 손을 거쳐 밀양시와 창녕군 일대 13.5㎞를 달린다.
창녕군 성화 봉송 행렬에는 중요무형문화재 25호인 영산쇠머리대기와 제26호인 영산줄다리기를 활용한 이색봉송 행사가 펼쳐진다.
이날 성화 봉송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8호로 부산 동래구 온천동 전승 탈춤인 동래야류 이수자인 윤현준 씨, 펜싱국가대표 출신인 성준모 씨, 1970년 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김대근 교수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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