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연구진 성과 '에너지 및 환경과학'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플라스틱으로 만든 고분자 반도체는 가볍고 유연할 뿐 아니라 공정비용이 저렴해 웨어러블 기기용 반도체로 주목받는다.
다만 이 반도체를 만들 때 독성이 있는 잉크를 써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를 해결할 '묘수'를 찾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대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팀이 비누 성분인 계면활성제를 이용해, 유독성 반도체 잉크를 대체할 물질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고분자 반도체를 제작할 때는 표면에 '수성반도체 잉크'를 발라준다. 이 잉크는 유독한 유기용매로 만든다.
연구진은 계면활성제와 물을 섞으면 유기용매를 대체할 수 있음에 주목했다.
계면활성제는 물과 기름에 모두 잘 녹는 성질을 가진 물질인데, 연구실에서는 흔히 성질이 다른 두 물질을 섞을 때 이용한다.
이에 기존 계면활성제 18종의 성질을 분석해 물과 섞었을 때 표면이 고른 막을 만들 수 있는 4종을 추려냈다.
이어 4종 중 반도체를 만든 뒤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진 한 종을 골랐다.
이 계면활성제와 물을 섞어 만든 새 수성 잉크를 바른 반도체는 기존 잉크를 바른 반도체와 성능이 유사했다.
지금껏 계면활성제는 반도체 제작 공정에서 '세정'에 썼는데, 유기용매를 대체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정대성 교수는 "이번 연구로 고분자 반도체를 제작할 때 생기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했다"라며 "트랜지스터부터 태양전지, 복합회로, 이미지 센서 등 다양한 광전자소자 제작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8일 자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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