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공석이 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직의 후보로 세계 최대 채권투자사인 핌코의 최고경영자를 지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이 검토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소식통들 따르면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함에 따라 이달부터 부의장에 대한 인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이 인선 과정에서 통화정책 분야의 경험이 많은 인물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엘 에리언이 물망에 오른 몇몇 후보의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지난달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부의장을 포함해 모두 3명의 이사직을 채울 수 있다. 재닛 옐런 의장이 내년 2월 퇴임하면서 이사직도 함께 물러난다면 인선 대상은 4명으로 늘어난다.
제롬 파월 의장 내정자는 지난 5년간 이사직을 수행하면서 옐런 의장을 따르는 투표 성향을 보였고 연준의 정책 방향을 극적으로 바꾸려는 의사는 내비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그는 2012년 연준에 몸담기 이전에 통화정책 분야에 거의 관여한 바가 없어 새 부의장의 인선은 그만큼 중요한 문제다. 이 때문에 백악관도 인선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엘 에리언은 뉴욕 태생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로,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오랫동안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뒤 핌코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14년 핌코의 CEO에서 물러난 뒤 현재는 핌코의 모기업인 독일 알리안츠 보험의 수석 경제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강단 이코노미스트들의 중요한 연구 네트워크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이사직도 맡고 있다.
엘 에리언은 지난 수년간 통화와 규제, 재정정책에 대해 활발히 발언하고 기고와 저술 활동을 벌였으며 특히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연준의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와 감세 조치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빨리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제성장을 해치고 물가상승률을 지나치게 올리는 무역정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었다.
한편 백악관은 지방은행의 몫으로 정해진 연준 이사직에 캔자스주 은행감독위원인 미셸 바우먼을 지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 의회는 2014년 7명의 연준 이사 가운데 1명을 지방은행인 혹은 지방은행을 감독하는 행정당국자들에게 할당키로 의결했다. 하지만 이 자리는 지금까지 채워진 적이 없었다.
한 소식통은 바우먼이 지난 여름부터 벡악관의 레이더에 올라왔으며 내부 검증을 거쳤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그녀의 지명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부의장 인선작업이 마무리돼야만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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