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반군 야시경·레이저 조준경 부착 자동소총 갖춰
아편 거래 수익금으로 암시장서 구입, 정부군은 '초보 수준'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이 러시아제 야시경, 레이저 조준경을 부착한 자동소총 등 첨단장비로 무장해 아프간 군경은 물론이고 현지 파견 미군과 나토군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타임스(NYT),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미언론에 따르면 탈레반은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칸다하르 지역 경찰서 등에 모두 5차례의 야간 기습공격을 벌여 자고 있던 경찰관과 보안군 등 70명 이상을 사살했다.
내부 협력자의 도움을 받아 표적 부근에 잠입한 후 기습에 성공한 탈레반은 이 과정에서 러시아제 야시경이 포함된 첨단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레이저 조준경을 갖춘 미제 M-4 자동소총도 사용한 것으로 목격됐다고 아프간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탈레반이 야시경을 본격적으로 착용한 것은 지난해 8월부터로 대부분 파키스탄의 암시장에서 사들인 것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M-4 자동소총에 부착돼 야간전투 시 정밀조준에 효과를 발휘하는 레이저 조준경도 암시장에서는 5천 달러(557만 원) 정도면 암시장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장비 구매에 필요한 돈은 아편 거래에서 나온다. 아프간 전국에 재배되는 아편의 거래를 탈레반이 주도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된다. 일부 장비는 아프간 군경에게 지급된 것을 노획하거나 훔친 것으로 충당하기도 한다.
반면 지원차 출동한 아프간 경찰 증원병력의 장비는 탈레반에 비하면 초보 수준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는 아프간 경찰 병력이 야시경을 갖추지 못해 탈레반의 정밀사격에 쉽게 표적이 돼 희생이 컸다고 밝혔다.
아프간군에도 M-4 자동소총이 많이 지급됐지만, 야시경을 갖춘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탈레반은 이런 첨단장비를 새로 발족한 최정예 특수부대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탈레반은 기동성에서도 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형 군복 차림의 특수부대원들은 아프간군으로부터 노획한 것으로 보이는 병력 수송용 '험비'나 포드 랭글러 등으로 아프간 군경 초소에 위장 접근하는 등 이용을 늘리고 있다.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은 "야시 장비는 기습공격에서 큰 효과를 발휘한다"며 "탈레반은 야시경을 이용해 쉽게 표적에 잠입할 수 있지만, 상대방은 접근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복수의 미군 소식통은 탈레반의 전통적인 후원 세력인 파키스탄과는 별도로 러시아와 이란도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9월 아프간 방문 시 러시아와 이란도 테러 조직으로부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탈레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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