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서 제주까지 지진동…주민 긴급 대피, 문의 전화 빗발, 포항 피해 속출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에 이어 1년여 만에 포항에서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 5.4 지진이 발생, 전국이 휘청거렸다.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 전국 곳곳에서 큰 진동이 감지됐다. 이는 지난해 9
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에 이어 가장 큰 규모다.
지진 발생 직후 진앙이 위치한 포항지역은 물론 전국에서 흔들림을 느낀 시민의 신고전화가 빗발쳤다.
특히 진앙지와 가깝고 수차례 여진이 이어진 포항시의 피해가 컸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한 건물이 큰 굉음 직후 이어진 강한 진동에 일부 벽체가 떨어지면서 아래에 주차된 차량 여러 대가 부서졌다.
포항의 한 3층짜리 빌라에서는 외벽이 쩍 갈라지고 옥상의 벽돌 외벽이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나 주민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북구 흥해읍에 있는 한동대는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갔고 북구 두호동에 있는 한 아파트 관리소는 벽체가 떨어지는 등 포항 곳곳에서 건물 피해가 발생했다.
북구 양학동, 두호동 등 일부 포항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가 멈춰 주민이 걸어서 집 밖으로 나오는 등 포항시민 상당수가 지진 발생 이후 건물 밖으로 나와 불안에 떨었다.
진앙지와 인접한 포항시 양학동 21층 아파트에서는 주민 100여명이 급하게 밖으로 나와 차를 타고 인근 공터 등으로 이동했다.
급박하게 밖으로 나온 까닭에 일부 주민은 추운 날씨에도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이 아파트 15층에 사는 권모(40) 씨는 "집안에 걸려 있는 액자가 바닥에 떨어지고 책장에서 책이 쏟아졌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환호해맞이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교사 인솔에 따라 교실 밖으로 긴급히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 포항 시민들은 지난해 경주에 이어 다시 강한 지진이 나자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전남 대부분 지역에서도 오후 2시 30분께 건물이 '쿠쿵'하고 수초간 흔들리는 지진동이 감지됐다.
경남 전역에서도 강한 진동이 감지됐으며 지진 직후 약 10분 사이에 창원소방본부에는 50여통의 전화가 쏟아졌으며 경남소방본부에도 수백통의 신고가 이어졌다.
대부분 '갑자기 집이 흔들리며 진동을 느꼈는데 지진 맞느냐'는 문의전화였다.
대전·세종·충남에서도 지진 직후 "집·건물이 흔들린다"는 등의 119 신고가 230여건 접수됐다.
대전 서구 한 중학교 천장재 일부가 떨어져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했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지진 발생 직후부터 수원, 용인 등 경기 남부 지역 곳곳에서 "흔들림이 느껴졌다"는 신고가 폭주했다.
경남도청에서도 일부 공무원과 민원인들이 화들짝 놀라며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사는 최모(61) 씨는 "지진 발생 당시 창원 홈플러스 1층에서 쉬고 있다가 진동을 느끼고 놀라서 밖으로 달려나왔다"고 말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와 부산경찰청에도 건물이 흔들린다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오후 3시 기준 부산소방본부에 걸려온 지진 관련 문의 전화만 515건에 달했다.
지진 영향으로 부산∼김해 경전철 7분간 운행이 중단됐다가 재개된 상태다.
지상 63층 부산 초고층 건물인 국제금융센터(BIFC) 등을 포함해 해운대 등지의 도심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직장인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오후 3시 현재까지 포항지진으로 전국에서 발생한 부상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가벼운 타박상 등 경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 걸쳐 강한 진동이 수 초 동안 이어지면서 가족과 친지의 안부를 묻는 카카오톡 사용이 일시적으로 폭증해 한때 메시지 송·수신이 일시 지연되는 등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포항 지진에도 고리 2호기, 신고리 2호기, 월성 등 가동 중인 전국 24개 원전은 별다른 피해 없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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