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악화 주범 녹조, 접시·바구니로 재탄생

입력 2017-11-15 15:39  

수질 악화 주범 녹조, 접시·바구니로 재탄생

충북콘텐츠코리아랩, 이종국씨 '녹조 공예품' 아이디어 상품 1호 선정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여름철이면 으레 호수를 뒤덮어 수중 생태계를 악화시키는 주범인 '녹조'가 정갈한 그릇과 바구니로 재탄생했다.


청주 대청호변에서 마불갤러리를 운영하는 이종국씨는 녹조를 재료로 한 생활공예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대청호 끝자락의 벌랏마을에서 닥나무를 재배해 한지를 뜨고 이를 활용해 문화상품을 만드는 게 그의 본업이다. 한지를 만들려면 닥나무 껍질을 닥풀과 함께 찐 뒤 섬유질을 건져 건조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씨는 지난 여름 녹조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한지처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생활공예품 제작에 착수했다.

직접 제작한 접시틀에 대청호에서 건져 올린 녹조를 넣고 두드려 모양을 잡은 후 옻칠을 하는 게 전부일 정도로 과정도 단순하다.

여름철마다 녹조가 대청호를 뒤덮는 만큼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는 여름에 건진 녹조를 말려 보관하며 생활공예품을 만들고 있다.

15일 청주시에 따르면 충북콘텐츠코리아랩은 '빛나는 충북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이씨의 녹조 생활공예상품을 제1호 아이디어로 선정했다.

선정 위원들은 녹조로 그릇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상품화가 충분히 가능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씨에게는 2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지급되며 사업 추진 때 상품 개발 및 마케팅이 지원된다.

이씨는 "디자인을 개선하고 기술력을 높인다면 녹조를 훌륭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콘텐츠코리아랩은 충북의 문화원형과 자원 등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상시 모집하고 분기별로 심사하고 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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