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멈춘 北, 국면전환 모색할 수도 있어
"상황변화 낙관하긴 어려워" 신중론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조준형 기자=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17일 북한을 방문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 변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일단 이번 방북 목적은 지난달 열린 제19차 당대회 결과를 설명하는 데 있다. 당대회 후 결과 설명을 위한 상호 고위급 인사 파견은 북중 간에 관례로 이뤄졌던 일이고 이미 중국은 베트남, 라오스 등에 공산당의 특사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이번 쑹 부장의 방북은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로 북중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이뤄져 눈길을 끈다.
북한 매체는 중국을 '주변대국'으로 지칭하면서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못한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현 상황에서 미국 편을 드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다. 그러면서 북중간의 정치·외교 교류도 사실상 꽉 막힌 상황이었다.
특히 '시진핑 주석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는 쑹 부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북핵 문제를 포함한 주요 현안에 대한 김정은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은 지난 9일 베이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지난 11일 한중정상회담 논의 내용 등을 토대로 나름의 해법을 전달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노력과 도발 중단, 대화 복귀를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일단 그동안 해온 논리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의 반작용으로 이뤄진 만큼 미국의 정책전환이 우선이라는 논리다.
일단 양국이 핵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이 중국의 특사를 수용했다는 사실에서 북핵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정세가 자신들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상황이어서 특사단을 수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가중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변화를 모색해 중국의 특사단을 수용했다면, 북한이 쑹 부장과 협의를 통해 국면전환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한 이후 2개월째 군사 도발을 멈추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북미 간의 대결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해법을 내놓고 중재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쑹 부장의 방북 결과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작년 2월 우다웨이(武大偉) 당시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북했지만 그 직후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전례도 있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 도출을 확신하기 어렵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내놓을 발표를 통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면 북한의 반발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외교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쑹 부장 방북에 대해 "중국도 미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뭔가 해야 할 필요를 느꼈을 수 있다"며 "상황 변화를 쉽게 낙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