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나바 감독 "한국과 경기하면 이기고 싶다는 마음 많이 나온다"
대만 감독은 천관위 한국전 선발 등판 배경 답변 피하기도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선동열(54)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르는 첫 국제대회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선 감독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공식 감독 기자회견에서 "훈련을 마치고 선수들에게 '자신 있게 하자'고 했다. 도쿄돔에서 처음 뛰는 선수가 대부분이다. 많은 관중 앞에서 긴장하면 제 기량을 발휘 못 한다. 의욕적으로 임해서 이번 대회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역 시절에는 '나고야의 태양'으로, 지도자로는 야구대표팀 투수코치로 도쿄돔을 찾았던 선 감독은 이제 25명의 선수를 이끄는 '선동열호'의 수장이다.
그는 우승을 위해 필요한 것을 묻는 말에 "저희는 어린 선수가 대부분이다. 긴장만 안 하고 자기 플레이만 해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젊은 선수가 주축인 이번 대표팀엔 힘 있는 장타자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선 감독은 "장타력보다 기동력을 앞세운다. 선수의 콘택트 능력은 오히려 (과거 대표팀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테이블 세터로 컨디션 좋은 선수를 기용할 예정이고, 중심에서 김하성(넥센 히어로즈)·구자욱(삼성 라이온즈)·박민우(NC 다이노스)가 잘해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프로 선수가 참가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후 국제대회에서 21승 22패로 치열하게 맞서 있다.
선 감독은 상대 투수진을 흔들어놓는 것을 일본전 승리의 비책으로 꼽았다.
그는 "전통적으로 일본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다. 일본 투수를 많이 경계하는 쪽이다. 내일 일본 선발(야부타 가즈키) 같은 경우는 시즌 15승을 했다고 들었다. 야부타에게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내일 경기가 좌우될 것이다. 대만에서는 4할 타자 왕보룽과 천관위를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일본의 빠른 발을 묶는 데에도 전력을 기울인다.
선 감독은 "우리가 일본 선발로 장현식을 예고한 건 슬라이드 스텝(투구 동작)이 빨라서다. 일본의 기동력을 가능한 저지하고 싶다. 장현식이 초반에만 페이스를 유지하면 5∼6이닝은 가지 않을까 한다.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최대한 많은 선수를 활용해 짧은 이닝을 맡기겠다"고 공개했다.
이나바 아쓰노리(46) 일본 대표팀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선 감독의 '투수 지도 능력'을 경계했다.
그는 "선동열 감독께서 투수를 많이 강화했을 거로 생각한다. 독특한 투구로 타이밍을 놓치게 하는 선수를 데려왔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타격은 예전에는 한 번 휘두르면 장타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맞혀 치는 걸 잘한다"고 평가했다.
그리고서는 "한국과 (현역 시절) 많이 경기했다. 한국은 일본에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아주 강할 거로 생각한다. 저도 마찬가지다. 평소보다 더 힘이 들어간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아주 많이 나온다"고 승리욕을 감추지 않았다.
훙이중(56) 대만 야구대표팀 감독은 천관위(27·지바 롯데 마린스)를 선발로 낸 이유를 묻자 "내부적으로 논의한 결과라 설명할 수 없다. 한국을 앞에 두고 제대로 싸워줬으면 좋겠다"고 투쟁심을 드러냈다.
이어 "한국이나 일본에 좋은 선수가 많다. 하지만 대만도 약자는 아니다. 전력을 다해서 좋은 성적 올리는 걸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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