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우주의 역사, 생성과 소멸이라는 과정을 1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담은 곡입니다."
오는 19~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은 올해 클래식 무대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차기 런던 심포니(LSO)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사이먼 래틀과 함께하는 베를린 필의 마지막 내한 공연,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의 협연, 올해 클래식 티켓 중 가장 비싼 가격(최고 45만원) 등 화젯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또 하나 클래식 팬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작곡가 진은숙이 래틀의 위촉을 받아 쓴 신작 '코로스 코르돈' 연주다. 베를린 필은 그간 진 작곡가와 수차례 작업했지만, 그의 곡을 위촉·초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진은숙은 15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곡 자체가 짧고 곡을 이끌어 나가는 솔리스트도 없어 일반 청중이 듣기에 쉽지 않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인생과도 같이 우주도 시작과 소멸, 또 새 생명이 나타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런 것을 표현했다"고 이 곡을 설명했다.
그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원초적 하모니를 사용하기도 했고, 별의 폭발이나 우주의 혼돈처럼 듣기 쉽지 않은 표현들이 있는 부분도 있다"며 "한 번 들어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추상적인 곡임을 고려해 달라"고 부탁했다.
베를린 필은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홀에서 이 곡을 세계 초연했다. 베를린 필은 프랑크푸르트, 홍콩을 거쳐 20일 한국 무대에서도 이 곡을 연주한다.
그는 베를린 필의 이 곡 소화력에 대해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초연 연주도 무척 좋았고 리허설 과정도 프로페셔널했다"며 "악기 파트별로 추가적인 연습을 굳이 요구하지 않아도 스스로에 대한 잣대가 높아서 알아서 완벽히 연습해주는 과정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진은숙은 2004년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를 비롯해 아놀드 쇤베르크상(2005), 피에르 대공재단 음악상(2010) 등 최고 권위의 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현대음악계 큰 별로 자리매김한 작곡가다.
지난 10월 세계적 권위의 핀란드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20번째 수상자로 선정되며 국제적 입지를 더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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