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귀국 전용기서 지진보고받아…원전·수능 대책 지시(종합2보)

입력 2017-11-15 20:40   수정 2017-11-15 20:46

文대통령, 귀국 전용기서 지진보고받아…원전·수능 대책 지시(종합2보)

교육부·행안부 당국자 포항 현지서 수능 관리 체계 갖출 것 지시

靑 위기관리센터, 지진 발생 15분 만에 위성전화로 공군 1호기에 보고

文대통령, 포항 현장 둘러본 행안부 장관 보고 따라 수능일 연기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과 관련,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지진 발생 사실을 보고받고, 귀국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청와대로 향해 오후 4시 30분부터 포항지진 관련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긴급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 피해 상황 및 원전안전 상황, 차질없는 수능시험 관리 대책 등을 보고받고 "원전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시설의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수능시험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 대책을 강구하되, 특히 수험생들의 심리적 안정까지도 배려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포항 지역에 내려가 수능시험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것과 국토교통부에 수험생 수송 대책 등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경주 지진을 경험해 보니 지진 발생 때 본진뿐만 아니라 여진 등의 발생에 대한 불안이 크다"며 "현재 발생한 지진이 안정 범위 이내라고 해서 긴장을 풀지 말고 향후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도 정부를 믿고 정부가 전파하는 행동요령에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지진이 발생한 지 15분 만인 오후 2시 44분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해 위성전화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4분 뒤 제1부속비서관을 통해 공군 1호기 안에서 지진 발생 사실을 보고받았다.

이어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오후 2시 54분 원전 및 산업시설에 특별한 이상이 없음을 공군 1호기로 보고했고, 다시 4분 뒤인 오후 2시 58분 문 대통령은 2차 보고를 받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종료 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내일이 수능 시험일이라 포항 지역에 여진이 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다각도로 상정해 검토했다"며 "교육부와 행안부가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현장에서 이상이 없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긴급회의 소집을 지시했고 모든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측하고 대책을 수립하도록 지시한 것 자체가 국민께 안심을 드리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저녁 뉴스와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께 전파되기를 바라고 문자메시지 시스템으로 이런 상황이 전파되도록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관련 부처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현장에 내려가 밤부터 대기할 것"이라며 "이런 부분이 가급적 저녁 뉴스 시간에 다 전파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굉장히 세밀하고 다양하게 예측 가능한 상황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포항 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피해 상황 집계가 완료된 후의 일이라 아직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회의가 종료될 때까지만 해도 수능일을 연기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능을 그대로 치르기로 했지만 현장 상황이 심각하다는 보고를 받고 수능일을 1주일 연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포항에 내려가 상황을 살펴본 뒤 수능을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다"며 "문 대통령이 현장 판단을 믿고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애초 청와대는 시험지를 덮고 기다리는 '가' 등급, 책상 밑으로 피하는 '나' 등급, 건물 밖으로 나오는 '다' 등급으로 나뉘어 있는 지진 발생 시 교육부 매뉴얼에 따라 수능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 수능 관련 논의가 90% 이상이었다"며 "여진으로 듣기평가를 못 한다거나, 유리창이 깨져 찬 바람이 들어오는 상황 등도 점검했다"고 전했다.

수능 고사장의 안전점검에 대해서는 "포항 지역에 14개 학교 233개 교실이 있는데, 1차로 안전점검이 끝나간다"며 "현재는 서너 개 학교 유리창이 깨진 정도로만 파악됐으나 여진에 의한 영향도 나타날 수 있으니 철저히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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