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고위 관계자 "이승우 계기로 한국과 교류·협력 강화하고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승우의 장점은 무엇보다 머리가 좋고, 창의적이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승우가 뛰고 있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엘라스 베로나의 파비오 페키아 감독이 이승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출전 기회가 늘어날 것을 시사했다.
페키아 감독은 15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주최로 베로나 근처 엘라스 베로나 연습장 인근에서 열린 한식홍보 행사에서 이승우를 2개월여 동안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페키아 감독은 1990년대 세리에A 나폴리 등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한 선수 출신으로 작년부터 베로나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는 "이승우가 베로나에 처음 온 이후 눈에 띄게 성장한 것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직은 실전에 많이 뛰지 못하지만, 앞으로 계속 이런 식으로 해나간다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FC바르셀로나B에서 이적한 이승우는 올 시즌 베로나의 12경기 중 4경기에 교체 출전, 도합 약 1시간 10분가량 그라운드를 밟는 데 그치고 있다. 소속 팀 베로나는 현재까지 득점이 8골에 그치는 공격력 부재를 드러내며 리그 전체 20개 팀 가운데 19위로 처져 있다.
페키아 감독은 "이승우는 머리가 좋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라며 나이가 어린 점도 장래를 기대하게 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이승우는 구단에서 유벤투스에서 임대된 이탈리아 공격수 모이스 킨(17) 다음으로 어리다.
이승우에게 4차례 교체 출전을 지시하며 중앙 공격수, 왼쪽 윙포워드 등으로 포지션을 계속 바꾼 페키아 감독은 "지금은 확실한 강점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며 최종 포지션을 정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그동안 청소년 대표만 거친 이승우가 한국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면 보내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뽑히면 당연히 기쁠 것"이라며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뛰면 그 경험은 나중에 팀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키아 감독은 또 체구가 작은 편인 이승우가 거친 수비가 특징인 이탈리아 리그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를 예로 들며 "축구는 덩치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승우는 기술이 좋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한편, 엘라스 베로나 구단의 프란체스코 바레시 운영 이사도 이승우에 대한 큰 기대감을 피력했다.
바레시 이사는 "이승우는 2007년 입단한 우즈베키스탄 선수 이후 베로나의 2번째 아시아 선수"라며 "그가 생각보다 정말 빨리 팀에 녹아든 게 놀랍다. 누구하고나 잘 어울리고, 호감형이라 팀원들이 모두 좋아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이승우의 출전 기회가 적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새로운 팀에 들어오면 누구나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2개월 넘게 팀과 어울려 호흡을 맞춰온 만큼 이제 서로 맞추는 과정이 거의 완성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승우 입단을 계기로 베로나 구단 차원에서도 한국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에 대한 후원도 타진하고 있다"며 경기적인 측면뿐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이승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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