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결과를 설명하는 언론 회견 도중 연신 물병을 찾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경쟁 후보를 조롱했던 자신의 '업보'가 부각된 탓이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아시아 5개국 순방 결과에 관한 대국민 보고를 했다.
몇 분간 발언을 이어가던 그는 갑자기 멈추더니 허리를 굽혀 연설대 아래쪽에서 물을 찾았다. 물이 없다는 것을 안 그는 "물이 없다. 괜찮다"고 말했다.
지켜보던 이들이 연설대 오른쪽 작은 테이블을 가리키자, 몸을 기울여 물병을 잡고 한 모금 마신 뒤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후 한 번 더 연설을 멈추고 물을 마셨다.
이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후 인터넷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경선 때 경쟁 후보였던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연설 중 물을 마셨다고 조롱했던 전력 때문이다.
루비오 의원은 2013년 TV 생방송 연설 도중 탁자에 놓인 물병을 집어 물을 마신 적 있다. 이 영상은 그대로 전파를 탔고, 내용과 상관없이 그의 어색한 모습은 화제가 됐다.
당시에도 트위터로 "루비오는 다음번엔 유리잔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며 이를 지적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도 공화당 대선주자로 경쟁하던 루비오 의원을 흉내 내며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2월에는 좌중 앞 연단에서 "물을 달라. 물이 필요하다"며 비틀거리는 모습을 연기했다. 그리고 루비오 의원을 긴장한 상태에서 늘 일을 그르치는 사람을 의미하는 '초크 아티스트'(choke artist)라고 부르며 놀렸다.
그랬던 그가 마치 '루비오의 저주'를 받은 양 연신 물을 찾는 모습이 보도되자 온라인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의원이 물을 마시는 영상을 붙여 비교한 포스팅이 쏟아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업보를 만났다"고 촌평했고, AP통신은 "긴 순방에 지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물병을 찾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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