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휴업 사실 몰라 교복 입고 등교한 수험생도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전지혜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질 예정이던 16일 제주에서는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시험장 곳곳에는 수능 현수막이 그대로 걸려있고 안내도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도교육청은 지난 15일 오후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는 것으로 결정된 직후 도내 30개 고등학교 중 제주과학고를 제외한 29개교가 16일 하루 휴업하기로 하고 비상연락망과 언론사 등을 통해 이런 사실을 전파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정보 전파가 빨리 돼서인지 이날 오전 수능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이나 등교한 고등학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험장으로 지정된 제주시 한 학교의 배움터지킴이는 "혹시나 해서 새벽부터 나와서 교문 앞을 살폈지만 수험생처럼 보이는 사람은 못 봤고, 휴업 사실을 몰라서 등교한 학생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내 곳곳 시험장마다 애초 수험생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 10분께까지 수능 시험장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그대로 걸려있고, 고사장 내부에도 시험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있어 혼란을 야기했다.
교문 앞에는 수능 연기와 휴업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 한 장 붙어있지 않았고, 혹시나 정보를 접하지 못해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이나 등교한 학생들을 안내할 교직원들도 보이지 않았다.
시험장으로 지정된 각 학교에서는 교직원들이 출근한 뒤에야 부랴부랴 현수막과 안내문을 떼어냈다.
제주시 모 고교에는 이날 이른 아침 교복 차림의 한 수험생이 등교하기도 했다. 이 수험생은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것은 알고 있는데, 지진이 난 포항 지역 학교만 휴교하고 제주에서는 정상 등교하는 줄 알았다"며 휴업 관련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갑자기 수능이 연기되면서 서울 등 도외 다른 지역으로 논술이나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 수험생들은 혼란에 빠졌다.
딸이 고등학교 3학년인 이모(51)씨는 "딸이 계속 울면서 힘들어해서 걱정이 많다"며 "논술 때문에 수능 후 바로 서울에 가서 한동안 머물 예정이었는데, 논술 일정이 변경되는 것을 보면서 항공권과 숙소 예약해둔 것을 취소하고 다시 표를 구할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학교별 논술 일정이 겹쳐서 지원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까 불안해하는 수험생들도 있다.
서점에는 참고서와 문제집 등을 버렸다가 수능이 연기되자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기 위해 다시 책을 사려는 수험생과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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