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찾은 수험생 112 전화…"연기된 거 맞아요?"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류수현 기자 =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자 일선 학교에서는 크고 작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전날 교육부가 전날 수능 연기를 발표하면서, 경기도내 고등학교들은 이날 오전부터 교직원 기획회의를 개최해 학사일정 변경안을 긴급하게 논의 중이다.
대부분 학교가 학생 편의를 위해 고3 기말고사 일정을 수능 다음 주인 20∼24일에 배정해 놓은 상태여서 시험 일정을 다시 짜야 하는가 하면, 고3을 대상으로 한 수능 이후 프로그램도 모두 미뤄야 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수원의 한 고등학교의 부장교사는 16일 "수능 이후에 고3 학생들은 단축수업을 할 예정이어서 급식도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었는데, 내일부터 수능 전날까지는 학생들이 정상 등교해야 해서 학교 학생 식당 측에 부랴부랴 연락해 내일 당장 고3 아이들에게 정상적으로 중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고양의 한 고등학교도 "고3 기말고사 일정과 아이들 급식 문제를 오전 내내 논의하고 있다"라면서 "내일부터 학생들이 등교해서 수능시험장에 맞춰 배열된 책상 등을 원상태로 돌려놓고 있는데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상 수업한 부천의 한 고등학교는 이날은 우선 급식 문제로 고3 학생들에 대한 단축수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다음 주 학사일정에 대해서는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전날 밤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학교와 감독관 차출로 인한 휴업 예정 학교는 당초대로 휴업한다고 전파했다. 나머지 학교는 학사일정대로 정상 등교하도록 조치했다.
대부분 학교에서 휴업 관련한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휴업 대상 학교가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해 정상 등교하라는 문자메시지를 전날 밤에 보냈다가 학생들을 헷갈리게 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들은 도교육청이 다시 한 번 지침을 전달하고 나서야 예정대로 휴업한다고 재공지했다.
한 수험생은 이날 오전 7시께 수능이 연기된 줄도 모르고 경기도 과천의 한 고사장을 찾았다가 학교 정문에 붙은 수능 연기 안내문을 보고 112에 신고 전화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학생은 "전날 뉴스를 보지 못해 연기 사실을 짐작조차 못 했다"라며 자신의 전화를 받은 경찰 상황실 직원에게 "(수능이) 미뤄진 게 맞느냐"고 연신 되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수원에 거주하는 고3 수험생은 학교 휴업일인데도 불구하고 자습을 하기 위해 오전 8시 40분께 학교를 찾았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교실을 정리해야 한다"라며 입실을 거부당해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 학생은 "어제 학교 휴업한다는 문자를 받긴 했는데, 자습하려고 학교에 와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6일 수능을 앞두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종합상황실을 꾸렸던 경기도교육청은 수능이 연기됨에 따라 기존 17일까지 예정된 운영 기간을 다음 주 24일까지 연장 운영해 돌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경기도에서는 19개 시험지구 295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16만 1천222명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다.
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