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 "이틀이나 휴업하면 학사일정 차질로 수업 불가피"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포항 지진 때문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면서 강원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혼란이 벌어졌다.
강원 A 중학교는 애초 수능시험을 보는 16일 휴업을 하기로 했으나 지진으로 수능시험이 연기되자 정상 수업을 하는 것으로 갑자기 방침을 바꿨다.
16일 뿐만 아니라 변경된 수능일인 오는 23일까지 이틀을 휴업하면 학사일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휴업에서 수업으로 방침을 바꾼 학교 측은 지난 15일 밤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쇄도하는 문의 전화에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예정에 없던 수업을 하기로 하면서 급식에도 차질이 빚어지자 학교 측은 결국 단축수업을 하고, 빵과 우유를 제공했다.
이 학교는 여러 교사가 수능시험장 감독으로 나갈 예정이어서 이날 휴업을 할 계획이었다.
학교 관계자는 "지진 때문에 이런 일을 겪는 것은 처음"이라며 "학부모들에게 천재지변으로 발생한 사정을 안내하고, 선생님을 설득했다"라고 설명했다.
B 중학교도 수능과 관련해 16일 휴업을 하려다가 수업을 하기로 했다.
이 학교 역시 오는 23일까지 휴업을 하게 되면 수업 일수를 채우는 데 차질이 생기고, 오는 12월 말께 들어가려던 겨울방학을 내년으로 넘겨야 해서 정상 수업을 했다.
이날 계획대로 휴업한 학교 가운데 상당수 학교가 겨울방학을 늦추는 등 학사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도내에서는 이날 105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휴업을 했고, 159개 중고교는 정상 수업을 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15일 오후 8시 26분께 언론보도를 통해 수능시험이 연기된 사실을 접하고, 휴업 예정인 학교는 계획대로 휴업하도록 했다.
이어 16일 오전에 다시 휴업을 예고한 학교는 계획대로 휴업하고, 정상 수업을 할 계획이던 학교는 정상 수업을 해 혼란을 최소화하라는 2차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수험생들은 갑작스러운 수능 연기에 당혹해 했다.
김모 군은 "너무 긴장되고 떨리는데 이걸 일주일 더 견뎌야 하니까 힘들다"며 "일주일 더 공부할 수 있어 좋다는 얘들도 있지만, 그냥 다 포기하고 놀러 가겠다는 친구도 있다"라고 귀띔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휴업을 할 예정이던 학교는 계획대로 휴업하라고 1차 지시를 내렸는데도 일부 학교에서 정상 등교하라는 문자를 보내 아이들과 함께하려던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었다"라고 밝혔다.
강원교육청은 수능시험이 연기되자 일선 시험현장으로 보냈던 수능 문답지를 회수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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