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전날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지진피해로 보험금 지급을 요청한 건수는 50여 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보험에서 지진피해를 보장하고 있지만 관련 보험에 가입한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회사 9개사에 접수된 지진보험 청구 건수는 모두 5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수치여서 사실상 전날 들어온 청구 건수라고 할 수 있다.
이중 정책성 보험인 풍수해보험의 청구 건수는 13건이다. 풍수해보험은 지진을 비롯해 태풍, 호우, 홍수, 강풍 등의 직접적인 결과로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지원한다.
민간보험인 화재보험의 지진특약으로는 39건이 접수됐다. 기업성 보험인 재산종합보험으로 들어온 청구 건수는 5건이다.
포항을 중심으로 한 지진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보험금 청구 건수가 많다고 볼 수 없다. 지진보험 가입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오전 진행한 브리핑에 따르면 인명피해는 57명이고, 이재민은 1천536명으로 집계됐다. 주택과 건물 등 민간인 시설 1천197건에서도 지진피해가 발생했다.
보험개발원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 보험인 재산종합보험을 제외한 가계성 보험이 지진에 의한 주택 피해를 보장해주는 금액은 모두 70조원으로 이는 지난해 전체 주택 공시가격의 1.9%에 불과했다.
세대 기준으로 계산해도 주택 지진보험의 가입률은 약 3.2%에 그친다. 나머지 96.8%의 주택은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주택화재보험 지진위험특약의 가입실적을 분석해보면 경상북도 지역의 침투율은 0.52%에 그쳤다.
침투율은 가입금액(보험이 보장해주는 금액)을 주택 공시가격으로 나눈 비율을 가리킨다. 전체 주택가격 중 보험이 지진피해를 보장해주는 비중이라고 할 수 있다.
경북은 전체 평균 침투율(0.06%)과 비교해 높은 편이지만 사실상 보험의 혜택을 받는 가구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주 지진이 났지만 지진은 아직 낯선 위험이어서 지진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려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표> 보험회사별 지진보험 청구 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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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구분│건수│
│ ├───────┬───────┬──────┤│
│ │풍수해│화재보험 지진 │재산종합보험││
│ │ │ 특약 │││
├───────┼───────┼───────┼──────┼──────┤
│ 삼성화재 │ 9 │ 4 │ 0 │ 13 │
├───────┼───────┼───────┼──────┼──────┤
│ 현대해상 │ 0 │ 7 │ 1 │ 8 │
├───────┼───────┼───────┼──────┼──────┤
│DB손보│ 3 │ 14 │ 1 │ 18 │
├───────┼───────┼───────┼──────┼──────┤
│KB손보│ 1 │ 0 │ 1 │ 2 │
├───────┼───────┼───────┼──────┼──────┤
│ 메리츠화재 │ 0 │ 0 │ 1 │ 1 │
├───────┼───────┼───────┼──────┼──────┤
│ 농협손보 │ 0 │ 13 │ 1 │ 14 │
├───────┼───────┼───────┼──────┼──────┤
│MG손보│ 0 │ 0 │ 0 │ 0 │
├───────┼───────┼───────┼──────┼──────┤
│ 더케이손보 │ 0 │ 1 │ 0 │ 1 │
├───────┼───────┼───────┼──────┼──────┤
│ AIG손보│ 0 │ 0 │ 0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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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 │ 13 │ 39 │ 5 │ 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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