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오는 2020년 대선에서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할 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30여 년간 상원의원을 지내고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맡은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원만한 인간관계로 당 내외의 평판도 좋아 현재 뚜렷한 대항마가 부상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본인은 아직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고 있으나 한편으로 일반 여론을 살피면서 측근들에게는 '트럼프를 꺾을 민주당 후보는 자신뿐'이라는 견해를 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바이든은 현재 미국 상황에서 적합한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온라인매체 허프포스트는 16일 '포스트 와인스틴' 시대에 바이든을 민주당 후보로 내세우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라고 그의 대선 출마 적합성을 일축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차별, 성적 학대 등이 이슈화되고 있는 현시대 분위기에서 바이든은 전혀 적합한 후보가 못 된다는 평가이다.
허프포스트는 바이든의 결정적 약점으로 '여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지난 1991년 '애니타 힐' 청문회와 평소 과도한 여성과의 신체접촉(스킨십)을 거론했다.
지금 같으면 성희롱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애니타 힐 청문회는 흑인 법대교수인 애니타 힐이 자신의 상사이자 당시 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클래런스 토머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여성에 대한 성희롱 문제를 국가적 이슈화한 사안이다.
당시 힐이 증인으로 참석한 토머스 대법관 후보의 인사청문회를 주재한 상원 법사위원장이 바이든이었다.
힐의 증언은 미국 내 TV로 중계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힐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토머스는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받았다.
힐은 자신의 주장이 청문회에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실망을 나타내면서 당시 바이든 법사위원장이 처신에 유감을 나타냈다. 자신의 증언을 뒷받침할 다른 여성 증인들이 있었으나 바이든 위원장이 이들에 증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바이든 위원장은 힐의 파격적인 증언이 몰고 온 파장보다는 토머스 후보의 인준을 빨리 끝내는 데 관심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바이든 위원장은 청문회를 계기로 이후 미국 내 여권(女權) 수호자로 자처하고 나섰으며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으로서도 여권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벌였다.
바이든의 과도한 스킨십도 지적됐다. 친밀성을 나타내기 위한 정치인의 제스처이기는 하나 상당수 경우가 상대방이나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부적절한 것으로 구설에 올랐음을 허프포스트는 지적했다.
2015년 애시 카터 국방장관의 취임 선서식 때 그의 부인의 어깨에 두 손을 얹은 것을 비롯해 여성에 '너무 가깝게 접근한' 다수의 사례가 거론됐다.
2015년 보수계 칼럼니스트 바이런 요크는 바이든의 이러한 스킨쉽에 대해 "이보다 덜한 경우도 성희롱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바이든의 이러한 행동은 반대파들에게 실탄을 제공하고 지지자들을 불편하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허프포스트는 결국 할리우드 제작자 와인스틴 사건을 계기로 일변하고 있는 시대적 분위기가 바이든의 이러한 구시대적 행동을 용인하기 힘들 것이라며 바이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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