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DA '러시아 제재' 유지했지만…러시아 평창 참가는 두고봐야

입력 2017-11-16 18:22  

WADA '러시아 제재' 유지했지만…러시아 평창 참가는 두고봐야

WADA 위원장 "IOC가 러시아 평창행 결정 전까지 여러 변화 가능성"

"러시아반도핑기구 접근 허용한다면 공동 조사 수락"…러' 변화 촉구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고미혜 기자 =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자격 정지 징계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아예 배제하진 않았다.

크레이그 리디 WADA 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끝난 WADA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최종 결정 전까지 여러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취했다.

12월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까지 2주 이상의 시간이 있으므로 그사이 러시아 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 도핑 스캔들 해법이 도출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WADA는 이날 산하 규정준수검토위원회(CRC)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2015년 11월 내린 RUSADA의 자격 정지 징계를 해제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기로 결의했다.

국제 약물 검사 기준을 따르지 않는 RUSADA를 반도핑기구로 신뢰할 수 없다는 조처로 이 징계가 유지되면 러시아 선수들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주관 대회, 국제패럴림픽(IPC) 주관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IOC는 WADA의 보고를 받아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출전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WADA가 러시아 도핑 조작을 풀어줄 RUSADA의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특정 국가와 선수의 대회 출전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없는 WADA는 RUSADA의 국제 약물 검사 규정 미준수를 지적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 최종 결정권을 IOC에 넘겼다.

리디 WADA 위원장은 "RUSADA의 약물 검사는 기술적으로 진전했으나 WADA가 제시한 로드맵 2가지를 따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직전 캐나다 법학자 리처드 맥라렌은 2011∼2015년 러시아가 30개 종목 1천 명 선수들의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RUSADA에서 소변 샘플을 바꿔치거나 혈액 샘플을 빼돌리는 수법이었다.

WADA는 이후 RUSADA에 맥라렌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수용할 것, 러시아 정부에는 WADA의 RUSADA 접근을 인정할 것 등 두 가지를 요구했으나 러시아는 둘 다 충족하지 못했다.

WADA는 RUSADA의 징계 해제를 거부한 사유로 이를 든 것이다.

리디 위원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공동 협력하자는 제안을 러시아 조사위원회에서 받았다"면서 "RUSADA 접근이라는 전제 조건이 해결된다면 제안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석한 올리비어 니글리 WADA 사무총장 역시 "우리는 RUSADA의 국제 규정 준수 여부를 따질 뿐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결정할 순 없다"면서 "이는 IOC를 비롯한 다른 기구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리디 위원장과 WADA의 방침을 종합하면 RUSADA가 반도핑기구의 자격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도핑 사태를 풀 첫 열쇠다.

RUSADA의 제재는 내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리디 위원장은 내다봤다.

그는 FIFA와 아직 대화하지 않았다면서도 "RUSADA는 현재 보유한 소변 샘플 등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이라면서 "(RUSADA가 반도핑기구의 자격을 회복하지 못하면) 월드컵 때 다른 나라에서 도핑 검사를 분석·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any9900@yna.co.kr,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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