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록물 보존에 관한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방한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나비 필레이 전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유네스코의 일본군 위안부기록물 등재보류 결정에 대해 "유엔 헌장의 인권원칙을 위배한 것이며, 인간의 유산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유네스코의 임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군 위안부기록물 보존에 관한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한 필레이 전 대표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등재보류 결정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가장 큰 상처와 모욕은 우리가 그것을 잊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위안부기록물을 보존하고 기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자료들이 유네스코에서 높은 레벨로 보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가 제대로 된 조사도, 처벌도, 배상도 없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는 점도 기록물 보존과 기념의 필요성으로 꼽았다.
또 위안부기록물이 "위안부 여성들이 당한 특정 침해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중대한 침해로서 진술된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이 기록물들이 분쟁과 강압주의를 겪은 여성들의 경험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엔 기구가 정치적 혹은 경제적인 이유에 굴복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유엔의 전문기구인 유네스코가 유엔 헌장의 인권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 2008년 9월부터 6년간 유엔 인권수장을 맡았던 필레이 전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 왔다.
2010년 일본을 방문해 전시 성노예 피해자들에게 효과적인 구제를 하라고 일본 정부에 호소했고. 한국을 방문해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2014년 8월에는 유엔 인권수장으로서 이례적으로 공개 성명을 통해 일본이 전시 성노예 문제에 관한 공정하고 항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에 관해 유감을 표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후에도 피해자들의 인권이 계속 침해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레이 전 대표는 '전쟁의 극복, 평화의 구축, 여성인권기록으로서의 일본군 위안부의 목소리'라는 주제로 오는 17일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전쟁의 극복 평화만들기'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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