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0회 승부치기서 동점 3점 홈런·끝내기 안타 맞고 7-8로 패배
선동열 국가대표 감독 데뷔전서 패배…프로 선수 참가 일본전 20승 22패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젊고 패기 넘치는 새 얼굴을 내세운 한국 야구대표팀이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막을 올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치기 상황에서 터진 류지혁(두산 베어스)과 하주석(한화 이글스)의 연속 2루타 2방으로 먼저 3점을 뽑아 7-4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공수 교대 후 함덕주(두산 베어스)가 우에바야시 세이지(소프트뱅크 호크스)에게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한 데 이어 이민호(NC 다이노스)마저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너져 결국 7-8로 무릎을 꿇었다.
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대만과 2차전을 치른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야구대표팀을 이끄는 선동열 전임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프로 선수가 참가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이래 한국은 일본과의 상대 전적에서 20승 22패로 열세에 있다.
4시간 29분간 벌어진 명승부에서 한국 야구가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6회부터 가동한 불펜이 무려 7점을 내주며 '와르르' 붕괴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15승 3패, 평균자책점 2.58을 올린 우완 야부타 가즈키(히로시마 도요카프)와 장현식 두 오른손 강속구 투수의 선발 대결로 시작된 한일전에서 일본이 먼저 점수를 뽑았다.
2회에 단타 3개를 치고도 득점에 실패한 일본은 3회 2사 후 겐다 소스케(세이부 라이언스)의 볼넷으로 기회를 얻었다.
곤도 겐스케(닛폰햄 파이터스)의 타구는 크게 튀어 1루수 하주석의 키를 넘는 내야 안타가 됐다.
이때 공을 잡은 2루수 박민우가 2루를 돌아 3루로 뛰던 주자를 잡고자 3루에 송구했으나 주자 겐다의 발을 맞고 공은 파울 라인 바깥으로 튀었고, 겐다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공식 기록은 박민우의 송구 실책이었다.
장현식은 2사 2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고비를 벗어난 대표팀은 공수 교대 후 곧바로 반격했다.
3회까지 볼넷 3개를 얻었을 뿐 야부타에게 무안타로 끌려가던 대표팀은 4회 초 선두 타자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의 번개 같은 솔로포로 순식간에 1-1 동점을 이뤘다.
김하성은 야부타의 초구를 잡아당겨 도쿄돔 왼쪽 펜스를 직선타로 넘어가는 홈런을 터뜨리고 포효했다.
곧바로 최원준(KIA 타이거즈)이 중전 안타를 터뜨렸고, 후속 정현(kt wiz)의 중견수 앞 바가지 안타 때 3루에 안착했다.
하주석이 좌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날려 최원준을 홈에 불러들이며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에도 안익훈(LG 트윈스)과 박민우(NC)가 일본 두 번째 투수 곤도 다이스케(오릭스 블루웨이브)에게서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찬스로 연결했다.
절호의 기회에서 등장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는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 절묘한 지점으로 타구를 보냈다.
일본 좌익수 도노사키 슈타(세이부)가 몸을 날렸으나 타구를 걷어내지 못했고, 그 사이 정현과 안익훈이 홈을 밟아 2점을 보탰다.
일본 투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야부타는 우리 타자들의 매서운 공격에 3⅓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주고 3실점 한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볼넷 2개와 안타 4개로 5이닝 동안 일본 타선을 1점(비자책점)으로 묶은 장현식(NC)에 이어 좌완 구창모(NC)가 6회에 구원 등판했으나 곧바로 실점해 대표팀에 위기가 닥쳤다.
구창모는 첫 타자 곤도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데 이어 곧바로 야마카와에게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4-3으로 쫓긴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동열 감독은 '전매특허'인 계투 작전을 펼쳤다.
세 번째 투수 박진형이 6∼7회 아웃카운트 5개를 깔끔하게 잡아내자 8회에는 장필준이 배턴을 받아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채웠다.
그러나 9회 마무리로 마운드에 오른 김윤동(KIA 타이거즈)이 1사 후 연속 볼넷과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에 몰리면서 일이 꼬였다.
곧바로 등판한 함덕주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4-4 동점을 주긴 했으나 후속 타자를 범타로 잡고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정규이닝(9이닝)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하면 연장 10회 초부터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하는 승부 치기를 실시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대표팀은 류지혁과 하주석의 장쾌한 2루타 2방으로 3점을 올려 다시 앞서 갔다.
하지만 연장 10회 말 함덕주가 1사 1, 2루에서 우에바야시에게 가운데 스탠드에 꽂히는 3점 홈런을 맞아 7-7 동점을 허용했다.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한 이민호는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후속 니시카와 료마(히로시마 도요카프)에게 안타와 2루 도루를 거푸 헌납한 뒤 다무라 다쓰히로(지바 롯데 마린스)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굿바이 안타를 맞고 결국 고개를 떨어뜨렸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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