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유엔 인권이사회가 일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하고 보상하라고 권고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일본 인권상황에 대한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UPR) 회의 결과를 토대로 이날 일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사죄를 하고 희생자에 대해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권고를 내렸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UPR에서 각국의 의견과 일본 정부의 반론을 청취했었다.
일본 정부는 UPR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위안부 합의를 통한 한일 협력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며 "21세기를 여성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세기로 만들기 위해 세계를 리드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대표단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많은 피해자나 시민단체는 불충분한 합의이며, 합의 과정에서는 피해자 중심의 대응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며 위안부 합의 과정에 대한 검증을 위해 위안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인권이사회가 이날 내린 권고는 218개 항목에 달한다. 이 중에는 이밖에도 일본 정부에 방송법 개정을 요청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교도통신은 인권이사회는 권고를 통해 "일본 정부가 방송국에 전파정지를 명령하는 근거가 되는 방송법 4조을 개정해 언론의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인권이사회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5년 안팎에 한 차례씩 UPR을 진행해 인권정책 방향을 심사하고 있다. 일본은 2008년과 2012년에 심사와 권고를 받았으며 이번에 5년 만에 다시 심사 대상이 됐다.
인권이사회의 권고에는 이밖에도 혐한(嫌韓) 발언 등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관련 대책이 미흡하고 사형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강행 통과시킨 테러방지법(공모죄법)과 특정비밀보호법의 인권 침해 우려, 오키나와(沖繩)의 미군기지 반대운동 단체의 집회·표현의 자유 문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후 주민들의 건강 문제 등도 지적됐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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