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서 2⅓이닝 무실점→일본전서 ⅓이닝 볼넷 2개 1실점
올해 PS 평균자책점 '0.96' 함덕주도 3점 홈런 맞고 '쓴맛'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프리미어 12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신기에 가깝던 '선동열표' 불펜 운용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개막전에서 빛을 잃었다.
9회 말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린 김윤동(KIA 타이거즈)이 제구 난조로 고전하면서 선 감독의 계산도 빗나갔다.
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APBC 개막전에서 선발 투수 장현식(NC 다이노스)의 눈부신 호투와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4-3으로 승리를 앞뒀다.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에 등판해 2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KIA에 우승트로피를 안긴 김윤동은 대표팀 소방수로서도 손색이 없었다.
1점의 리드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이날 마운드에 오른 김윤동은 첫 타자 도노사키 슈타(세이부 라이언스)를 공 3개로 삼진으로 돌려세워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니시카와 료마(히로시마 도요카프)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제구에 문제가 노출됐다.
선동열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김윤동을 다독였지만, 한 번 흔들린 제구는 끝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다무라 다쓰히로(지바 롯데 마린스)마저 볼넷으로 보낸 김윤동은 결국 구와하라 마사유키(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게 짧은 우전 안타를 헌납해 1사 만루에 몰린 끝에 마운드를 함덕주(두산 베어스)에게 넘겼다.
선 감독은 올해 KIA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한 김윤동에게 경험을 쌓게 하고자 끝까지 밀어 붙였지만, 상황은 승리 직전에서 패배 직전으로 180도 바뀌었다.
대표팀은 함덕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4-4 동점을 허용했으나 추가 실점을 막아 승부를 연장 10회로 몰고 갔다.
하지만 함덕주 이후 확실하게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는 점이 대표팀의 한계였다.
선 감독은 역시 한국시리즈에서 호투한 함덕주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일본 출국 전 "함덕주가 피로감을 떨치지 못한 것 같다"며 같은 좌완인 구창모(NC)로 필승 계투 멤버를 바꿨다.
필승조의 가장 마지막 순번으로 밀린 함덕주는 연장 10회 초 승부 치기에서 3점을 벌어준 타선의 지원을 등에 업고 7-4로 앞선 연장 10회 말을 맞았지만, 우에바야시 세이지(소프트뱅크 호크스)에게 동점 3점포를 허용하고 쓴맛을 봤다.
함덕주 역시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 평균자책점 0.96으로 완벽투를 뽐낸 점에 비춰보면 일본전 등판 결과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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