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獨 연정협상, 예비시한 넘겨…재선거 가능성은

입력 2017-11-1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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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獨 연정협상, 예비시한 넘겨…재선거 가능성은

협상 이어질 듯…자민 "며칠 더 필요"

협상 실패시 선택지는 소수정부 또는 재선거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의 '자메이카 연정' 협상이 예비 협상 타결 시한인 16일(현지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은 이날 심야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타결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들 정당은 지난달 18일 '자메이카 연정' 예비 협상을 시작하면서 이날 예비 협상의 결과물을 내놓기로 했다.

'자메이카 연정'은 연정 협상에 참여한 독일 각 당의 상징색인 검정(기민·기사), 초록(녹색), 노랑(자민)이 자메이카 국기 색과 같은 데서 나온 말이다.

메르켈 총리는 협상에 앞서 "각 당 간에 의견차가 심각하게 크다"라며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잘 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우리는 연정 협상을 타결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의지와 달리 연정 협상은 예비 협상 시한인 이날도 여전히 진통을 겪으면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야 협상도 무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민당의 협상 위원인 볼프강 쿠비키는 슈피겔지에 "합리적인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정 협상에서는 난민과 에너지·환경, 세제, 유럽연합(EU) 정책을 놓고 치열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연정 협상이 끝내 실패할 경우 메르켈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기민·기사 연합만의 소수 정부나 재선거다.




메르켈 1기와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한 사회민주당은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뒤 제1 야당의 길을 일찌감치 선언한 상황이다.

'자메이카 연정' 협상이 실패할 경우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메르켈 총리의 선택지로서는 이미 멀어졌다.

소수정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한 번도 출현하지 않은 미지의 길이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 메르켈 총리가 선택하기 쉽지 않다.

재선거를 선택하기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메르켈 총리에게 연정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론까지 비등할 것이 자명한 만큼, 지난 총선보다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더구나 최근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지난 12일 일요신문 빌트 암 존탁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30%에 불과했다.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총선 득표율 33%보다도 3% 포인트 낮다.

재선거의 가장 큰 수혜자는 지난 총선에서 제3 정당으로 부상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메르켈 총리는 막판까지 '자메이카 연정'을 구성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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