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월의 설거지·노란 잠수함

입력 2017-11-17 09:39  

[신간] 세월의 설거지·노란 잠수함

탐험과 소년과 계절의 서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세월의 설거지 =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안정효(76)가 펴낸 자서전이다.

자신의 70여 년 생애를 소설처럼 3인칭 시점으로 서술했다.

중고등학교에서 정학을 두 번이나 당한 이야기, 고등학교 1학년 때 무전여행 세계 일주를 감행한 이야기, 서강대 영문학과를 다니며 일곱 권의 소설을 영어로 써낸 이야기, 대학 3학년 때 초고를 완성한 '은마는 오지 않는다'를 30년 만에 출판한 이야기, 영어신문 기자에서 한국 최초 전문 번역가로 변신해 150권이 넘는 작품을 번역한 이야기 등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이 담겼다.

"별은 죽기 전에 가장 밝게 빛난다고 하지만, 인간은 별이 아니다. 인생의 궤도는 포물선을 이루면서 올라갔다 다시 내려오는 환원이지 한없이 치솟아 상승만 계속하는 직선이 아니라는 상식적인 진리를 작가는 마음에 새겼다. 모든 부족함을 괴로워하고 걱정하는 대신 부족함 속에서나마 이룩한 작은 성공에 만족하는 순간, 인생은 만족하는 바로 그만큼 성공한다고 그는 결론을 내렸다."

세경북스. 511쪽. 1만7천원.





▲ 노란 잠수함 = 2014년 '문학의오늘'에 단편소설 '캐럴'을 발표하며 등단한 신인 작가 이재량의 장편소설이다.

빛나는 한 순간을 찾아가는 네 남녀의 모험담을 경쾌하게 그렸다.

봉고차에 성인용품을 싣고 다니며 파는 한 청년이 어쩌다 두 노인과 한 여고생을 차에 태우고 원치 않는 여행길에 오른다.

거침없이 내달리는 이야기와 구성진 전라도 방언, 능청스러운 유머가 돋보인다. 소설 제목은 비틀스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에서 따왔다.

정유정 작가는 이 소설을 "책을 여는 순간, 독자는 수상쩍은 네 인물이 벌이는 거침없는 질주에 속절없이 끌려가게 될 것이다"라며 추천했다.

나무옆의자. 320쪽. 1만3천원.







▲ 탐험과 소년과 계절의 서 = 2010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안웅선 시인의 첫 시집이다.

종교와 세속, 삶과 죽음을 섬세한 감각으로 탐구한다. 평행한 듯 보이지만 교차하는 두 세계의 아이러니가 이 시집을 관통한다.

"비탈은 비탈이기 위해 자기 발을 자르고//아이들은 겨울이란 운명으로 손바닥에 눈의 결정을 새긴다//숲은 파랑을 다 내어 주고도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결심//태양이 약속한 모래시계를 뒤집는다//바다는 물빛을 다 빼고 부풀어 오르고//새들은 눈이 부시다는 것인지 자꾸만 비탈 쪽으로 난다" (시 '환절기' 전문)

민음사. 148쪽. 9천원.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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