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지난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기 최소 반나절 전에 인근 지하수 수위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해 향후 지진예측에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정상용 명예교수는 국가지하수정보센터에 등록된 '포항신광' 지하수 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4일 자정과 15일 자정 사이의 해수면 기준 지하수 수위가 평소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17일 밝혔다.
이 지하수 관측소는 지난 15일 첫 지진의 진앙인 포항 북구 흥해읍에서 6㎞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관측소 자료를 보면 14일 자정 75.86m로 기록된 지하수 수위는 15일 자정 기준 75.58m로 낮아졌다. 하루 만에 지하수 수위가 28㎝나 변한 것이다.
정 교수는 "지진에 앞서 암반에 강한 압력이 가해져 지하수 수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여진 때는 변화가 없는 점 등으로 미뤄 규모 4.5 이상의 지진에 지하수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5일 본진은 오후 2시 29분 31초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발생했다.
정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지하수 수위의 변동에 주목하면 적어도 반나절 전에 지진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진과 지하수 수위 변화의 연관성은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때도 확인됐다.
진앙인 경주 내남면에서 가장 가까운 산내면의 지하수 관측소의 지하수 수위가 평소보다 크게 상승했다
자정 기준 11일과 12일 사이 지하수 수위는 하루 만에 49㎝ 상승했다.
이어 12일 오후 7시 44분 경주 남남서쪽 8.2㎞에서 규모 5.1 전진이 일어난 뒤 오후 8시 33분 그보다 남쪽인 남남서쪽 8.7㎞에서 규모 5.8 본진이 일어났다.
정 교수는 "지하수 수위는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진과 지하수의 영향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양산단층 등 단층대를 중심으로 지하수 관측소를 설치해 자료를 분석하면 사전에 지진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전국의 국가 지하수 관측망은 380여 개다.
pitbul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